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뼈를 자라게 만드는 겔 (gel) ?



 라이스 대학의 바이오엔지니어 연구자들이 인체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원하는 형태로 굳힐 수 있는 하이드로겔 (Hydrogel) 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라이스 대학의 대학원생인 브랜던 왓슨 (Brendan Watson) 은 지도교수인 안토니오스 미코스 교수 (Antonios Mikos, Rice’s Louis Calder Professor of Bioengineering and Chemical and Biomolecular Engineering) 및 그 동료들과 함께 인체의 체온인 섭씨 37 도에서 경화되는 바이오겔을 연구 했습니다. 


 이 특수한 젤은 서머젤링 폴리머 (thermogelling polymer) 라고 불리는데 평소에는 액체나 반 액체 상태로 있다가 특정 온도에서 단단하게 굳어져 반고체가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코스 교수에 의하면 이 연구는 이 특수 폴리머를 이용해서 생체 내에서 손상된 부분을 매우는 것입니다. 일단 폴리머가 온도에 의해 형상을 갖추면 여기로 줄기 세포들이 자라날 수 있으며 뼈의 재생을 도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후 이 폴리머는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대신 정상 뼈조직이 자라나는 것이 연구의 궁극적 목표라고 하겠습니다. 만약 이 단계까지 가능하다면 임상에서 여러가지 획기적인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현실에서는 여러가지 장벽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왓슨에 의하면 만약에 체온보다 1-2 도 정도만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이 겔 성분에서 물이 빠져나오면서 본래 크기의 1/2 - 1/3 수준으로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사라진 신체 부위를 메워야 하는 (물론 메우는 목적은 조직을 재생할 세포들이 자랄 수 있는 거푸집의 역할을 시키기 위해서임)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왓슨과 동료들이 진행한 연구는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겔에 사용되는 분자를 조금 변형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새롭게 탄생한 젤라틴 구조물은 오랜 시간 줄기 세포의 거푸집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원하는 모양으로 뼈조직을 인체 내에서 재생 시킨 것은 아니지만 향후 미래에 연구를 할 수 있는 토대 하나를 더 놓은 셈입니다.



( A new hydrogel invented at Rice University turns from liquid to semisolid as it moves from room temperature to near body temperature in an experiment. The material inside the tube quickly turns white as it gellates. Chemical links in the gel take longer to form, but help it hold its size and shape as a scaffold for growing new tissue. (Credit: Jeff Fitlow/Rice University) )  



(동영상) 

 이 특수 하이드로겔은 인산 에스테르 결합 (phosphate ester bond) 에 의한 교차 결합 (chemical crosslink) 을 이용한 것인데 인산 에스테르 결합을 끊을 수 있는 Alkaline phosphatase 는 인체 골조직에 자연적으로 분포합니다. 특히 새로운 뼈조직이 생길 때 그 농도가 올라가므로 새롭게 생기는 골조직이 있다면 이 하이드로겔은 쉽게 분해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습니다. 즉 인공 겔에서 실제 뼈로 쉽게 전이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러나 이 연구가 궁극적으로 목표로하는 조직 공학 - 즉 손상 부위를 젤로 메꾸면 다시 정상 뼈조직으로 대체되는 것 - 은 아직은 갈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가능하기만 하다면 획기적이겠지만 뼈조직을 젤 안에서 자라게 만드는 일이나 실제 환자에게 적용해도 좋은지 안전성을 테스트 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연구는 미 화학 학회지인 Biomacromolecules 에 실렸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