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과학자들이 수행한 연구에서 목성의 위성이자 태양계 전체에서 가장 큰 위성인 가니메데 (Ganymede) 에 큰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한층으로 된 바다가 아니라 마치 샌드위치 처럼 바다와 얼음이 연속으로 쌓인 층으로 존재할 지 모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의 스티브 반스 (Steve Vance of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in Pasadena, Calif.) 에 의하면 과거에도 가니메데의 얼음 지각 밑에 한층 이상의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었으나 새로운 모델링에 의하면 물 - 얼음 - 물의 층이 상당히 여러 층인 것 같다고 하네요. 반스는 이는 인기 만화인 블론디 (Blondie) 에 나오는 대그우드 샌드위치 (Dagwood Sandwich) 와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모델링에 의한 가니메데의 내부 층. 가니메데를 비롯한 목성의 대형 위성들은 얼음/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외부의 두꺼운 얼음 지각 밑에 바다라고 부를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This artist's concept of Jupiter's moon Ganymede, the largest moon in the solar system, illustrates the "club sandwich" model of its interior oceans. Scientists suspect Ganymede has a massive ocean under an icy crust.
Image Credit: NASA/JPL-Caltech)
(랜더링 영상)
(대그우드 샌드위치가 먼지 잘 몰라서 찾아봤더니 이런 식의 샌드위치라고 하네요 http://en.wikipedia.org/wiki/File:Dagwood.JPG )
목성 궤도의 온도는 태양계 초기부터 얼음 상태의 물이 다량으로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목성에 위성들 가운데는 상당 부분이 얼음으로 구성된 위성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얼음 지각아래 큰 바다가 있는 것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유로파 (에우로파) 가 있는데 이외에 가니메데와 칼리스토 역시 얼음 지각과 그 밑의 바다가 의심되고 있습니다.
이 위성들은 암석 +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밀도의 차이에 의해 자연스럽게 얼음 - 물 - 암석 층이 형성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얼음과 물의 두께는 아직 100%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이 위성들 표면에서 지진파를 검사해야 할 테지만 현실적으로 현재로써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내부 구조를 추정할 수 있을 뿐입니다.
연구팀은 좀 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가니메데의 내부 구조를 재구성하기 위해서 물과 얼음에 염류 (salt) 가 첨가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왜냐하면 가니메데를 비롯한 얼음 위성들이 순수하게 물로만 구성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운석들이 이 위성들의 표면에 충돌했고 물에 잘 녹는 원소들은 여기에 녹아들어가 불순물로 섞여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또 암석층 바로 위에 있는 물에도 역시 여러 원소들이 녹아들어갈 것입니다. 이런 불순물들은 밀도와 어는점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스와 그의 연구팀은 이렇게 염류가 포함된 물이 높은 압력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실험했습니다. 이 염류들은 물분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해서 밀도를 높이게 되며 결국 밀도가 높은 물질은 더 아래로 내려가게 됩니다. 비슷한 현상은 지구의 바다에서도 볼 수 있죠. 그러나 지구와는 달리 가니메데의 얼음/물 지층은 적어도 수백 km 이상이기 때문에 그 압력은 더 커질 수 있으며 그 결과 다양한 형태의 얼음층이 나타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얼음의 형태는 Ice I 이라고 하며 이 상태의 얼음은 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물위에 뜨게 됩니다. 하지만 높은 압력에서 얼음 결정은 더 압축되어 밀도가 높아져 물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자구의 바다에서는 자연상태에서 이런 경우를 볼 수 없지만, 가니메데의 두꺼운 얼음 지각 밑에는 Ice VI 라고 부르는 매우 밀도가 높은 얼음의 층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총 3 개의 얼음 지층이 존재할 수 있으며 (Ice I, Ice IV, Ice VI) 여기에 Ice III 라고 부르는 독특한 형태의 눈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층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맨위의 그림 참조)
그런데 만약 가니메데의 바다에서 생명체가 탄생하려면 지구의 열수공처럼 바다 밑에서 나오는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의 모델링에 의하면 가니메데의 거대한 얼음/물 지층 맨 아래에는 아주 밀도와 염분의 함량이 높은 물의 층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것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그 존재를 알기 위해서는 매우 두꺼운 얼음/물 층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겠죠.
아무튼 가니메데가 생각보다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만약 가장 밑에 있는 바다에 생명체 같은 것이 존재한다면 압력이나 환경이 매우 다른 만큼 지구에 있는 생명체와는 아주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연 가니메데의 바다 밑에는 얼음 층 아래의 바다가 세상이 전부라고 알고 있는 생명체가 존재할까요 ? 그리고 진짜로 여러개의 얼음층이 있을까요. 현재로썬 직접 가서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언젠가 이를 직접 검증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www.nasa.gov/jpl/news/ganymede20140501/index.html#.U2Q9DHb3TBh
http://en.wikipedia.org/wiki/Ganymede_%28moon%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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