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teria can effectively travel even without their propeller-like flagella — by "swashing" across moist surfaces using chemical currents, or by gliding along a built-in molecular conveyor belt. Credit: Jason Drees/ASU)
세균은 다리나 꼬리는 없지만, 세포막이 길게 돌출된 채찍 모양의 구조물인 편모 (flagella)를 이용해 움직입니다. 생물계에서 유일하게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생체 모터로 아주 빠르게 회전하며 세균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킵니다. 세균의 이동성은 사실 병원성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병원성 세균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편모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방식을 연구해왔으나 놀랍게도 이 상태에서 세균이 움직이는 기관 없이 이동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연구팀은 두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조사했습니다. 첫 번째 연구는 흔한 세균인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의 이동 모드인 스와싱 (swashing)입니다. 연구팀은 이 세균들이 편모를 사용할 수 없게 차단한 상태에서도 움직이는 것을 관찰하고 그 기전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세균이 움직이는 부분 없이도 이동이 가능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세균의 주요 영양분인 포도당이나 다른 당류를 대사하고 그 부산물로 아세테이트 (acetate)나 포메이트 (formate) 같은 산성 물질을 생산하면 이 물질들이 외부에서 물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때 생기는 흐름이 박테리아를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점막처럼 당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세균이 편모로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에서 이 방법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동하면서 생물막을 건설하고 새로운 서식지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세균이 이동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감염되는데 중요한 기전으로 생각됩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를 차단해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 연구는 플라보박테리아 (flavobacteria)라는 세균이 편모 없이 움직이는 기전으로 이들은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과 다른 방식을 사용합니다. type 9 secretion system (T9SS)라는 세포 표면의 시스템을 이용해 마치 분자 컨베이어 벨트처럼 표면을 이동하는 방식으로 GldJ라는 다른 단백질을 이용해 방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런 독특한 이동 기전은 편모보다 효율은 낮지만, 대신 편모를 쓰기 힘든 환경에서도 세균을 이동시킬 수 있게 도와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이를 차단하므로써 새로운 치료제 개발도 가능합니다. 아무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지만, 그 능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11-bacteria-sugar-fueled-currents-molecular.html
Justin Panich et al, Swashing: a propulsion-independent form of bacterial surface migration, Journal of Bacteriology (2025). DOI: 10.1128/jb.003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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