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kebite envenoming kills the most people out of the total 21 neglected tropical diseases recognized by the WHO. The snake in the photo is a black mamba (Dendroaspis polylepis). Credit: Wolfgang Wüster)
뱀 물림 사고는 종종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지만, 다행히 국내에는 맹독성 독사가 없어 사망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는 맹독성 독사에 의한 뱀 물림 사고와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있습니다. 사실 연간 10-15만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다행히 목숨을 건졌더라도 사지를 절단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 몇 배에 달합니다.
뱀독에 대한 해독제는 사실 오래전부터 개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뱀독 해독제는 사실 말에다가 뱀독을 주입한 후 생기는 항체를 정제해서 만든 것으로 뱀독에 대한 특이 항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효과는 떨어지는 반면 말의 항체를 사람에게 주입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상당한 편입니다. 따라서 해독제 역시 신중하게 투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실 뱀독이 뱀의 종류마다 달라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 역시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여러 종류의 맹독성 독사가 살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덴마크 공대의 안드레아스 호가르트 라우스텐-키엘 교수 (Professor Andreas Hougaard Laustsen-Kiel from DTU Bioengineering) 연구팀은 매우 작은 항체인 나노바디 (nanobody)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나노바디는 일반적인 항체보다 작아 장기 보관이 용이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효과도 더 우수합니다. 무엇보다 말을 이용하지 않고 바이러스를 이용한 생산법인 파지 디스플레이 (Phage display)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쉽고 말 항체에 의한 부작용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연구팀은 뱀 물림 사고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맹독성 독사 18종에 대한 항독소 항체를 개발해 혼합했습니다. 어떤 뱀에 물려도 한 가지 해독제로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서입니다. 동물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바디 해독제는 17종의 뱀독에 대한 중화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독사에 대해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고 신속하게 투여할 수 있는 새로운 해독제 개발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물론 실제 사람에서도 효과적이고 안전한지는 실제 상황에서 사람에게 투여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1-2년 이내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뱀 물림 사고에 대한 위협에서 인류를 구할 수 있기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10-nanobody-based-antivenom-effectiveness-african.html
Andreas Laustsen, Nanobody-based recombinant antivenom for cobra, mamba and rinkhals bites,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5-09661-0. 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6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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