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artist's concept depicts a supermassive black hole in the process of shredding a massive star—at least 30 times the mass of our sun—to pieces. Scientists propose this is what happened around the distant black hole referred to as J2245+3743. Credit: Caltech/R. Hurt (IPAC))
과학자들이 역대 가장 밝은 블랙홀 플레어를 관측했습니다. 블랙홀은 이름 그대로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을 지니고 있지만, 너무 많은 물질이 빨려들어갈 때는 반대로 제트의 형태로 물질을 방출하면서 강한 에너지를 내놓습니다. 특히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은 매우 강한 제트를 방출합니다.
과학자들은 은하 중심 블랙홀이 방출하는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관측해 갑자기 밝기가 밝아지는 플레어 (flare)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플레어는 블랙홀 주변으로 많은 물질이 유입되면서 발생하는데, 주변의 가스 혹은 별이 흡수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별이 흡수되는 경우 조석력의 차이에 의해 별이 길게 잡아당겨진 다음 스파게티처럼 흡수된다고 하는데 이를 tidal disruption event (TDE)라고 부릅니다.
밤하늘을 넓게 관측하는 Zwicky Transient Facility (ZTF)에 의해 관측된 활동성 은하핵 active galactic nucleus (AGN) J2245+3743의 플레어 역시 TDE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TDE가 특별한 이유는 J2245+3743의 거리가 지구에서 100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너무나 밝게 관측된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큰 별이 블랙홀에 흡수당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칼텍의 매튜 그라함 교수 (Matthew Graham, research professor of astronomy at Caltech) 연구팀은 J2245+3743의 플레어를 상세히 분석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J2245+3743는 몇 달에 걸쳐 40배 이상 밝기가 증가했습니다. 이 은하핵이 이미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활동성 은하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양의 물질이 흡수되지 않으면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가장 가능성 높은 설명이 태양 질량의 30배나 되는 거대한 별이 블랙홀에 흡수된 결과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렇게 큰 별은 보통 금방 연료를 태운 후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최후를 맞이하기 때문에 블랙홀에 흡수되어 그전에 사라지는 일은 매우 드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J2245+3743에서는 이 드문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5억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며 플레어의 밝기는 우리 은하계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밝은 태양 밝기의 10조배에 달했습니다. 은하 전체가 밝게 빛날 정도의 엄청난 밝기인 셈입니다.
지금보다 가스는 많고 별은 적었던 초기 은하에서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은하와 큰 별에 의한 TDE가 지금보다 흔했을 것입니다. 이번 이벤트가 TDE로 확인되면 역대 가장 큰 TDE로 기록될 예정이지만, 초기 우주에서는 이보다 더 극단적인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측을 계속하면 아마 이를 뛰어넘는 초대형 TDE가 포착될지도 모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11-unprecedented-black-hole-flare-billion.html
Matthew J. Graham et al, An extremely luminous flare recorded from a supermassive black hole, Nature Astronomy (2025). DOI: 10.1038/s41550-025-026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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