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bottles of Extra Strength Tylenol and Extra Strength Tylenol PM, pain relievers with the active ingredient acetaminophen/paracetamol. Credit: Ragesoss/Wikipedia, CC BY-SA 4.0)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좋든 나쁘든 간에 항상 논쟁을 불러 일으켰지만, 올해는 다소 뜬금 없는 발언으로 의학계에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이 아이의 자폐와 연관이 있다는 것인데, 그게 사실이면 당장 금지를 해야 하지만 그렇게도 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의도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의학계에서는 별다른 논쟁 없이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부 관찰 연구에서 연관성이 의심되기는 했으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 관찰 연구였기 때문에 확실한 인과성을 주장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영국 리버풀 대학의 샤킬라 상가라티남 교수 (Professor Shakila Thangaratinam from the University of Liverpool) 연구팀은 9개의 메타 분석을 다시 분석한 엄브렐라 리뷰 결과를 저널 BMJ에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40개 관찰 연구를 메타 분석한 9개 연구를 다시 분석해 이들 가운데 7개가 연관성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정확한 인과성을 주장할 만큼 교란 변수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란 변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유전적 요인과 가정 환경 등 일반적인 연구에서 포함하지 않는 변수들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변수를 통제한 두 연구에서 보정 후에는 연관성이 사라지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타이레놀은 사실 원인이 아닌 결과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 성향이 있는 사람에서 약간의 열감만으로도 타이레놀을 자주 복용하거나 아니면 임신 중 감염으로 열이 있는 상태에서 자주 복용했을 뿐인데, 나중에 타이레놀이 연관이 있는 것처럼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타이레놀이 임신 중 위험하다는 주장에는 아직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열이 나는데도 참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뜬금 없는 발언인데, 평소에 했던 언행 때문에 사람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오히려 실제 의료 현장에 큰 혼란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adhd-autism/low-concern-tylenol-adhd-or-au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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