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당뇨병은 한번 발생하면 평생 가는 질환입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기는 한데, 대개는 그렇다는 것이죠. 사실 평생 혈당을 조절하면서 사는 것보다 당뇨를 완치해서 장기간 당뇨 없이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그런 경우는 우리가 흔히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뭔가 2차적인 원인으로 생긴 당뇨라면 그 원인을 치료해서 없앨 수 있습니다.
뉴캐슬 대학의 로이 테일러 교수(Professor Roy Taylor, Professor of Medicine and Metabolism at Newcastle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30명의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초저열량 식이 (very low calorie diet) 를 시행해서 당뇨가 없는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지를 연구했습니다. 2011년에도 시도한 바 있었으나 당시에는 비교적 단기간의 효과를 본연구였습니다.
이들은 하루 600-700 cal에 불과한 식이를 진행해 체중을 평균 14kg 정도 감량해습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다소 비만한 환자들입니다) 그리고 그 체중을 6개월간 유지했습니다. 환자들이 당뇨를 앓기 시작한지는 8년에서 23년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뇨를 앓은지 10년 이내인 환자 12명은 6개월이 지난 후에도 당뇨가 없는(diabetes-free) 상태로 유지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13명이 이렇게 유지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충분한 지방을 줄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들어 비만으로 인해 유발된 당뇨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아서 췌장 기능이 크게 손상되지 않아야 합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체중을 감량한 후에도 여전히 환자들이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당뇨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식후 혈당이 200mg/dl 이상) 인 상태에서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2형 당뇨가 생기는 기전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비만할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비만한 당뇨 환자의 경우 체중 조절이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때때로 체중 감량만으로도 약물 치료없이 혈당이 정상 범위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더 이상의 약물 치료 없이도 당뇨가 사라진 사람들은 과도한 비만으로 인한 2차적 당뇨였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이는 서구 국가처럼 비만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매우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상대적으로 비만 인구가 적고 당뇨 환자 가운데도 비만 인구의 비중이 높지 않은 국가에서는 적용대상이 되는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겠지만, 이번 연구는 역시 적절한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설명해주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연구는 Diabetes care에 실렸습니다.
참고
Very low calorie diet and 6 months of weight stability in Type 2 diabetes: Pathophysiologic changes in responders and non-responders. Sarah Steven, Keiren G Hollingsworth, Ahmad Al-Mrabeh, Leah Avery, Benjamin Aribisala, Muriel Caslake, Roy Taylor, Diabetes Care. DOI: 10.2337/dc15-9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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