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78 - 수성이 미스터리 검은 지형



(This oblique image of Basho shows the distinctive dark halo that encircles the crater. The halo is composed of so-called Low Reflectance Material (LRM), which was excavated from depth when the crater was formed. Basho is also renowned for its bright ray craters, which render the crater easily visible even from very far away. Credit: Courtesy 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Carnegie Institution of Washington )​

 수성은 비교적 지구에서 가까이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행성입니다. 화성처럼 많은 탐사선과 로버가 가서 탐사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목성, 토성처럼 신비한 위성들을 거느린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성은 태양계 탄생에 얽힌 여러 비밀을 간직한 행성입니다.
 나사의 메신저 탐사선은 수성에 대한 정밀한 관측을 실시해서 많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메신저가 밝힌 수성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는 저반사 물질(Low Reflectance Material (LRM))이라는 독특한 어두운 지형입니다. 이 지형은 크레이터 주변으로 존재하는데, 메신저의 탐사 결과 탄소가 풍부한 지형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에 이 지형의 형성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탄소가 풍부한 혜성이 충돌한 크레이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존스 홉킨스 대학의 패트릭 페플로스키(Patrick Peplowski of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와 그의 동료들은 저널 Nature Geoscience에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메신저 탐사선은 탐사 종료 직전에 공전 궤도를 100km 까지 낮추고 정밀 관측을 시도했습니다. 이 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이 탄소가 풍부한 지형이 실제로는 과거 행성이 형성될 초창기에 만들어진 탄소가 풍부한 지층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내세웠습니다.
 태양계의 암석 행성들은 초기에는 표면이 녹은 상태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속되는 미행성과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액체 상태로 녹은 행성들은 철이나 니켈 같은 무거운 원소는 핵으로 모이고 가벼운 물질은 맨들과 지각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표면이 식으면서 다른 물질은 가라앉아도 흑연 같은 탄소질 물질은 상대적으로 표면에 뜨는 현상이 발생하여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됩니다.
 지구나 다른 지각을 가진 행성의 경우 오랜 세월 지질 활동에 의해 이런 탄소층이 남지 않게 되지만, 수성은 너무 작은 행성이기 때문에 이 모습을 아직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론이 맞다면 태양계 행성 생성 초기의 모습을 지금 수성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수성은 큰 흥미를 끄는 천체는 분명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천체이고 태어난 이후 별로 큰 변화를 거치지 않았던 점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한 과학적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는 이야기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