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oblique image of Basho shows the distinctive dark halo that encircles the crater. The halo is composed of so-called Low Reflectance Material (LRM), which was excavated from depth when the crater was formed. Basho is also renowned for its bright ray craters, which render the crater easily visible even from very far away. Credit: Courtesy 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Carnegie Institution of Washington )
수성은 비교적 지구에서 가까이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행성입니다. 화성처럼 많은 탐사선과 로버가 가서 탐사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목성, 토성처럼 신비한 위성들을 거느린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성은 태양계 탄생에 얽힌 여러 비밀을 간직한 행성입니다.
나사의 메신저 탐사선은 수성에 대한 정밀한 관측을 실시해서 많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메신저가 밝힌 수성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는 저반사 물질(Low Reflectance Material (LRM))이라는 독특한 어두운 지형입니다. 이 지형은 크레이터 주변으로 존재하는데, 메신저의 탐사 결과 탄소가 풍부한 지형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에 이 지형의 형성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탄소가 풍부한 혜성이 충돌한 크레이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존스 홉킨스 대학의 패트릭 페플로스키(Patrick Peplowski of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와 그의 동료들은 저널 Nature Geoscience에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메신저 탐사선은 탐사 종료 직전에 공전 궤도를 100km 까지 낮추고 정밀 관측을 시도했습니다. 이 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팀은 이 탄소가 풍부한 지형이 실제로는 과거 행성이 형성될 초창기에 만들어진 탄소가 풍부한 지층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내세웠습니다.
태양계의 암석 행성들은 초기에는 표면이 녹은 상태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속되는 미행성과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액체 상태로 녹은 행성들은 철이나 니켈 같은 무거운 원소는 핵으로 모이고 가벼운 물질은 맨들과 지각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표면이 식으면서 다른 물질은 가라앉아도 흑연 같은 탄소질 물질은 상대적으로 표면에 뜨는 현상이 발생하여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됩니다.
지구나 다른 지각을 가진 행성의 경우 오랜 세월 지질 활동에 의해 이런 탄소층이 남지 않게 되지만, 수성은 너무 작은 행성이기 때문에 이 모습을 아직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론이 맞다면 태양계 행성 생성 초기의 모습을 지금 수성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수성은 큰 흥미를 끄는 천체는 분명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천체이고 태어난 이후 별로 큰 변화를 거치지 않았던 점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한 과학적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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