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aments of Tortotubus. Credit: Martin R. Smith)
지구 역사에서 오랜 세월 생명체가 번성했던 것은 주로 바다에 국한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도 지상보다는 바다에 더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며 많은 육상 동물들이 다시 바다 생활에 맞게 진화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닙니다. 지구의 대부분은 바다인데다 물속이 훨씬 안정적인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육지로 건너온 최초의 생물체는 아마도 단순한 박테리아가 먼저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더 복잡한 생물체가 육지에 등장했겠지만, 사실 그 역사는 화석으로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최초의 지상 생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부족하다고 합니다.
최근 던햄 대학의 마틴 스미스 박사(Dr Martin Smith) 등이 스웨덴에서 발견한 새로운 균류(fungus) 화석은 4억 4,000만년에 지상으로 진출한 초기 생물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토르토투부스(Tortotubus)라는 이름의 이 균류는 생각보다 진화된 모습을 가져서 현대의 균류와 마찬가지로 균사체(mycelium)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뿌리와 비슷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미스 박사에 의하면 이 고대 균류는 초기 육지에 토양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초기 지구 육지는 지금의 화성보다는 훨씬 생명체에게 우호적이었지만, 그럼에도 현재와 같은 토양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모래와 진흙은 있을지언정 토양에 존재하는 유기물과 미생물, 영양분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죠.
토로토투부스는 현대의 균류처럼 대기 중의 질소를 토양에 고정시키고 여기에 유기물을 만드는데 기여했을 것입니다. 비록 식물처럼 긴 뿌리가 없어서 중요한 활동은 표면에 국한되었을 것이지만, 초기 토양을 형성하므로써 앞으로 더 발달된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을 것입니다.
최초의 육지 다세포 동식물의 등장은 아마도 4억 5천만년에서 5억년 전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에 상륙한 생물체는 단순한 균류나 식물,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척추동물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최초의 육상 생물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 생명으로 넘치는 바다와는 달리 척박한 육지로 진출한 선구자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육지 생물인 우리로써는 당시 척박한 땅을 개척한 이런 선구자 덕분에 오늘의 삶을 누리기 때문에 이들에게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단순한 균류라고 해도 이들의 도전 때문에 우리는 육지에서 번성할수 있는 셈입니다.
참고
Martin R. Smith. Cord-forming Palaeozoic fungi in terrestrial assemblages, Botan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2016). DOI: 10.1111/boj.12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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