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AMD)
AMD의 GPU 부분 라자 코두리(Raja Koduri, head of Radeon Technologies Group)가 AMD의 앞으로의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엔비디아와는 달리 로드맵 공개에 소극적이었던 AMD가 미래 계획을 어느 정도 공개한 셈입니다.
2016년 등장 예정인 폴라리스 이후 AMD는 같은 14nm FF 공정과 HBM2를 사용하는 베가(Vega)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017년에 등장할 베가는 기술적으로 폴라리스를 다소 개선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점에 10nm 공정 프로세서를 대량 생산할 수도 없고 HBM2 이후 세대 메모리를 사용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키텍처 개선을 통해서 성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성능 향상이 목표인지는 로드맵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로드맵에 명시한 것은 폴라리스가 이전 세대 대비 전력대 성능비가 2.5배 정도 우수하다는 것 정도입니다.
(폴라리스 관련 wccftech 설명 영상)
2018년에는 나비 (Navi)라는 새로운 차세대 GPU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10nm 공정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써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데, 그때까지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거대한 GPU를 양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로드맵에서는 구체적인 명칭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차세대 메모리를 사용할 것이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문제는 차세대 메모리입니다.
HBM 같은 적층형 메모리는 TSV라는 작은 통로를 통해서 여러 층의 D램을 연결시키는 방식입니다. 밀도와 속도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지만, 결국 좁은 면적에 많은 실리콘을 집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력 소모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가구당 에너지 소모량은 줄어들 수 있지만, 대신 같은 면적이라면 가구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밀도가 높은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이미 HBM1을 사용한 피지 칩에서 25W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데, 만약 대역폭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메모리를 적층하면 그만큼 전력 소모도 수직으로 올라가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컨퍼런스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죠.
(출처: 엔비디아)
HBM2 를 이용해서 2.5 TB/s라는 엄청난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긴 하지만, 대신 120W의 전력을 소모하게 되어 메모리가 GPU 못지 않게 전기를 소모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차세대 HBM 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전력 형태로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HBM3에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차세대 GPU들이 안정적으로 더 큰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개선된 적층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AMD가 언급한 차세대 메모리 역시 그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추정만 가능할 뿐입니다.
사실 GPU 역시 무어의 법칙의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성능 향상을 주도했던 공정 미세화가 느려지는데다, 이미 GPU의 크기가 커질대로 커진 상태라서 여기서 더 크기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메모리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획기적인 미세 공정이나 방식이 나오지 않는한 더 성능을 높이는 것은 전력 소모 등 여러 한계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이 시급한데, 과연 IT 업계의 거인들이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궁금해지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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