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년 6월말 나사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 (NASA's Fermi Gamma-ray Space Telescope) 는 매우 기묘한 펄서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펄서는 중성자별이 매우 빠른 속도로 자전하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전파를 내놓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마치 이는 깜빡이는 신호 같은데 특히 신호가 밀리세컨드 수준인 펄서는 밀리세컨드 펄서라고 부릅니다.
지구에서 약 4400 광년 떨어진 AY Sextantis 라고 불리는 쌍성계는 1.7 밀리세컨드 펄서 PSR J1023+0038 와 태양 질량의 1/5 정도 되는 작은 별 하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펄서와 함께 공전하는 별치곤 작은 동반성은 4.8 시간 마다 한번씩 펄서 주변을 공전하는데 상당히 많은 물질을 펄서에 빼앗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치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렇게 빨려 들어간 물질은 중성자별의 자전 속도를 더 빠르게 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 펄서를 만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놀라울 게 없는 이야긴데 페르미가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그 다음입니다. 이 펄서가 평상시에는 평범한 전파를 방출하다가 갑자기 훨씬 높은 에너지인 감마선과 X 선을 방출하는 것이 관측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전의 펄서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여러 과학자들이 이 신기한 반응을 연구하기 위해서 협력했고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이 제시되었습니다.
(위는 펄서의 강력한 에너지 방출에 의해서 동반성의 가스가 접근하지 못하는 평상시의 모습이고 아래는 가스가 한꺼번에 들어가서 펄서 주위의 강착 원반을 만드는 과정. 강착 원반과 더불어 여기에 수직으로 강력한 제트가 발생 These artist's renderings show one model of pulsar J1023 before (top) and after (bottom) its radio beacon (green) vanished. Normally, the pulsar's wind staves off the companion's gas stream. When the stream surges, an accretion disk forms and gamma-ray particle jets (magenta) obscure the radio beam.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
(동영상 Zoom into an artist's concept of AY Sextantis, a binary star system whose pulsar switched from radio emissions to high-energy gamma rays in 2013. This transition likely means the pulsar's spin-up process is nearing its end.)
평상시 펄서와 작은 동반성은 서로 가까이서 공전하지만 펄서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자기장과 에너지로 인해 동반성에서 나오는 가스는 펄서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동반성의 가스가 넘처서 흘러가면 펄서 주변에는 가스가 모여 강착 원반 (accretion disk) 이 형성됩니다. 그리고 좁은 면적에 가스가 모이면 모두 중성자별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고 제트의 형태로 양축으로 분출되기에 이릅니다. 이 과정은 블랙홀에서 이미 여러번 설명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부연설명을 생략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강착원반과 제트에서는 엄청난 고열이 발생하고 여기서는 감마선이나 X 선 같이 매우 높은 에너지에서 나오는 전자기파가 방출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지나면 강착 원반이 흡수되어 사라지고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 다시 정상적인 펄서가 됩니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밀리세컨드 펄서 같은 매우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 펄서의 생성 메카니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밀리세컨드 펄서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도 동반성에서 가스를 흡수하면 그 각운동량이 중성자별에 전해지면서 더 자전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원인이라는 가설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번 발견은 이와 같은 가설을 지지해 주는 것입니다.
사실 이 발견 이전에 19000 광년 떨어진 구상 성단 M28 에서도 PSR J1824-2452I 이라는 펄서에서 3/4 월에 갑자기 X 선이 급격히 증가한 후 5월초에 감소해 다시 펄서의 상태로 돌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이 역시 비슷한 경우가 아닐지 과학자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트랜스포머 내지는 변신 펄서라고 부를 만한 결과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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