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사진 Ebola virus virion. Created by CDC microbiologist Cynthia Goldsmith, this colorized transmission electron micrograph (TEM) revealed some of the ultrastructural morphology displayed by an Ebola virus virion. )
2014 년 2월, 한반도 만한 면적을 가진 서아프리카 해안의 나라인 기니 (Guinea) 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에볼라 출혈열 (Ebola Hemorrhagic Fever) 환자가 보고 되었습니다. 이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에볼라 유행으로 4월 23일까지 242 명이 에볼라에 감염되어 이 중 절반 정도인 142 명이 사망했습니다. 이후 서아프리카에서 2014 년 7월 23일까지 1201 명의 환자와 의심자에서 총 672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나라별로는
기니 : 427 명 환자 발생 319 명 사망
라이베리아 : 249 명 환자 발생 129 명 사망
시에라리온 : 525 명 환자 발생 224 명 사망
나이지라이 : 1 명 환자 발생 1 명 사망 (라이베리아 인)
의 숫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4 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 지역. 세개의 인접한 국가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음. This is a map from a government publication on the spread of ebola in Guinea Sierra Leone as of July 2014. Credit : CDC )
에볼라 출혈열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 1976 년에 아프리카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한번에 1000 명 이상이 감염된 유행은 없었으나 2014 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유행이 진행되면서 이미 보고된 것만 1200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해당국과 주변국은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데다 사망률이 50 - 90% 에 이를 만큼 치명적인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라고 하면 사실 한가지 형태의 바이러스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에볼라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복수의 바이러스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지금까지 필로 바이러스과 (Filoviridae, Marburg virus 도 여기 속함) 에 속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속의 바이러스는 적어도 5 종이 분리되었습니다.
- Sudan ebolavirus
- Zaire ebolavirus
- Tai Forest ebolavirus (formerly and perhaps still more commonly Ivory Coast ebolavirus or Côte d’Ivoire ebolavirus)
- Reston ebolavirus
- Bundibugyo ebolavirus
모든 에볼라 바이러스는 약 80 nm 두께의 필라멘트 같은 모양으로 생겼으며 (위의 사진 참조) 길이는 다양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nonsegmented negative-stranded RNA 게놈에는 7 개의 유전자가 존재하는데 4 개는 바이러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구조물과 효소 (VP30, VP35, nucleoprotein, and a polymerase protein) 이고 나머지 3 개는 막과 연관된 단백질 (VP40, glycoprotein [GP], and VP24) 을 만드는 유전자입니다.
일단 인체나 혹은 다른 종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주 감염 목표는 단핵구 (Monocyte), 혈관 내피세포 (Endothelial cell), 간세포 (hepatocyte) 등이 됩니다. 이들 세포에 침투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증식한 후 세포를 파괴시키는데 여기서 바이러스가 증식에 필요해서 만든 glycoprotein 및 세포가 본래 가지고 있는 여러 cytokine 들이 혈관내로 분비되어 전신적인 열과 감염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감염 초기에는 고열과 오한 같은 감기 몸살 같은 증상과 인후두 감염이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이 바이러스는 혈관 내피세포를 파괴시키기 때문에 다양한 출혈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반구진 발진 (Maculopapular rash), 점상 출혈 (petechia), 자반 (purpura) 같은 출혈 소견이 보이는 것은 나쁜 예후를 암시합니다. 출혈이 진행되면 점막이나 혈관 주사부위에서도 출혈이 진행되며 객혈이나 토혈, 혈변 같은 내부 출혈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병리 Pathogenesis schematic: Host immune responses to Ebola virus and cell damage due to direct infection of monocytes and macrophages cause the release of cytokines associated with inflammation and fever. Infection of endothelial cells also induces a cytopathic effect and damage to the endothelial barrier that, together with cytokine effects, leads to the loss of vascular integrity. Transient expression of Ebola virus GP in human umbilical vein endothelial cells or 293T cells causes a reduction of specific integrins (primary molecules responsible for cell adhesion to the extracellular matrix) and immune molecules on the cell surface. Cytokine dysregulation and virus infection may synergize at the endothelial surface, promoting hemorrhage and vasomotor collapse. Credit : ChyranandChloe)
에볼라 바이러스는 급격히 증식하여 혈관을 손상/파괴시키고 간에도 심각한 손상을 일으킵니다. 이는 hypovolemic shock 을 유발함과 동시에 DIC, 조직 괴사로 인해 MODS (Multiple Organ Dysfunction Syndrome) 가 발생,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 과정은 수주 이내로 아주 빠르게 일어나지만 만약 여기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완전 회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는 없지만 몇가지 연구되는 약제들은 존재합니다. 이런 약물들이 실제 효과적으로 사용되거나 혹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실제적으로 에볼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방역 및 격리가 중요한데 문제는 보통 에볼라가 유행하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애 매우 가난한 저개발국 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지역은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유명했던 내전을 끝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체액과 혈액을 통해서 전파가 가능한데 (인수 공통 감염병으로 자연계에서의 숙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과일 박쥐가 가장 유력함) 일부 마실 물도 모자란 지역에서는 물로 손을 씻는 행위 조차 사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교육 수준이 낮은 주민들은 의사를 찾아가면 환자가 죽는다고 생각해서 병원에 입원해서 환자를 격리하는 일조차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환자와 접촉한 주민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에볼라가 창궐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에볼라에 쉽게 노출되지만 반대로 에볼라 때문에 가난해 지고 있습니다. 현지에 있는 외국계 기업이나 의료진들도 에볼라를 피해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 지역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만약 선진국이었다면 철저한 격리를 통해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그러기에는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기 때문에 한동안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창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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