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행성은 지구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그 크기를 측정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사의 케플러 우주 망원경 및 스피처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과학자들이 역사상 가장 정밀한 수준으로 외계 행성의 지름을 구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들은 무려 250 km 정도 오차로 그 크기를 측정했다고 하네요. 행성의 크기를 고려할 때 이 정도면 매우 정확한 크기를 측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정밀한 측정이 이뤄진 외계 행성 케플러-93b 는 크기가 지구의 1.5 배 정도입니다.
(Credit: NASA/JPL-Caltech)
외계 행성의 크기 측정이 중요한 이유는 밀도와 구성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에 앞서 하와이의 10 미터급 켁 망원경을 통해 구한 케플러 93b 의 질량은 지구의 3.8 배였습니다. 부피가 지구의 1.5 X 1.5 X 1.5 = 3.375 배에 달하는 만큽 케플러 93b 의 밀도는 지구보다 약간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이 외계 행성이 가스나 얼음처럼 밀도가 낮은 물질이 아니라 철과 암석으로 구성된 지구와 유사한 행성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보다 몇배에서 10 배까지 큰 질량을 지니면서 지구와 비슷한 암석형 행성으로 생각되는 슈퍼 지구는 우리 태양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부류의 행성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들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만약 정확한 크기와 질량, 밀도 등을 알 수 있다면 대략적인 구성을 추정할 수 있으며 이들이 명칭처럼 진짜 큰 지구형 행성인지, 아니면 실제로는 물이나 얼음처럼 밀도가 가벼운 물질을 많이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행성인지, 혹은 실제로는 작은 가스 행성인지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앞으로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의 리더인 사라 발라드 (Sarah Ballard, a NASA Carl Sagan Fellow at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in Seattle) 는 이번 연구를 빗대어 "The measurement is so precise that it's literally like being able to measure the height of a six-foot tall person to within three quarters of an inch—if that person were standing on Jupiter (목성에 서 있는 키가 6 피트 (약 180 cm) 인 사람의 키를 3/4 인치 (약 2 cm 미만) 내의 정확도로 측정한 것" 라고 표현했는데, 그만큼 멀리 떨어진 천체를 정밀하게 측정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케플러 93 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한 후 케플러가 가시광 영역에서 관측한 자료를 참고로 밝기의 감소를 정확히 측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정확한 크기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관측 모드를 더한 스피처 우주 망원경의 적외선 영역 관측 결과를 합쳐 이와 같은 정확한 관측 결과를 유도했습니다. 그 결과 지름은 18800 km (+/- 250 km) 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케플러 93b 는 무려 3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번에 사용된 스피처 망원경의 새로운 관측 모드와 함께 향후 많은 외계 행성의 크기와 밀도를 측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른 한편으로 케플러 93b 자체는 모성에서 매우 가까운 외계 행성입니다. 표면 온도는 대략 섭씨 760 도 정도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것 같은 행성은 아니지만 향후 생명체가 살 수 있을 것 같은 제 2 의 지구를 찾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라고 생각됩니다. 이 연구는 Astrophysical Journal 에 실렸습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