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년간 깃털 공룡의 발견과 원시 조류에 대한 이해가 급진전 하면서 이제 공룡과 조류가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 이론은 학계의 주도적인 가설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깃털이 있는 공룡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놀랍지 않은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행의 진화와 기원, 그리고 공룡에서 깃털의 역할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존재합니다.
최근 LA 자연사 박물관의 루이스 치이페 박사 (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 (NHM) paleontologist Dr. Luis Chiappe) 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이 중국의 랴오닝에서 발견한 한 미크로랍토르의 화석은 비행의 진화가 분명 공룡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화석의 주인공은 다른 미크로랍토르보다 더 크고 잘 날았을 것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의 기원 및 미크로랍토르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162535814
(이번에 발굴된 창위랍토르 양기의 복원도와 사람과의 크기 비교. This is an illustration of newly discovered feathered dinosaur, Changyuraptor yangi. Credit: S. Abramowicz, Dinosaur Institute, NHM )
새 공룡은 창위랍토르 양기 (Changyuraptor yangi) 라고 명명되었는데 이런 깃털달린 미크로랍토르가 많이 살았던 1억 2500 만년전 살았던 수각류 공룡입니다. 네 다리와 꼬리는 물론 몸통까지 깃털로 덮힌 미크로랍토르는 드물지 않지만 창위랍토르는 그 중에서도 크기가 큰 편이며 특히 큰 꼬리와 더불어 무성한 깃털로 덮힌 두쌍의 날개 같은 네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놀랄만큼 잘 보존된 창위랍토르의 화석은 케이프 타운 대학의 과학자인 안누수야 친사미 박사 (Dr. Anusuya Chinsamy) 에 의해 그 미세구조가 자세히 분석되었습니다. 그에 의하면 이 개체는 체중이 9 파운드 (약 4 kg) 정도 나가고 몸길이는 총 4 피트 (약 1.2 미터) 에 달하는 미크로랍토르로 비둘기나 까마귀 보다 훨씬 큰 수각류 공룡이었습니다. 본래 미크로랍토르가 대략 1 kg 정도의 작은 공룡이었음을 생각하면 꽤 큰 녀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생 조류와 비교해도 대형입니다.
그런데 이 공룡의 유난히 긴 깃털과 속이 빈 가벼운 뼈 등을 고려했을 때 아마도 현생 조류 처럼 자유 자재로 날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비행 능력이 있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습니다. 창위랍토르의 긴 꼬리는 아마도 공중에서 자세를 잡는 목적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짝짓기 같은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죠)
(창유랍토르의 잘 보존된 화석. 매우 크고 잘 발달된 깃털을 가지고 있어 큰 날개와 꼬리를 지녔음을 알 수 있음 This shows Changyuraptor with (right) details of plumage. Credit: Photo by L. Chiappe, Dinosaur Institute, NHM )
창위랍토르의 존재는 조류 및 비행의 진화가 사실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시조새는 이미 1억 5천만년전에 진화했는데 시조새 이전에 아마도 조류의 더 오래된 조상이 존재해 시조새 자체는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조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크로랍토르는 그보다 더 후인 1억 2000 만년전에서 1억 2500만년전에 존재했습니다.
과연 이 시기 미크로랍토르가 진화상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어떤 것일까요. 단순히 수렴진화의 일종인지 아니면 현생 조류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혹은 다른 목적 (예를 들어 짝짓기) 를 위해 깃털을 진화시킨 것인지...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네 다리에 긴 깃털과 긴 꼬리를 가진 창유랍토르가 실제로 하늘을 날았다면 아마 쥐라기 시대에 가장 기상천외한 공룡으로 손꼽히기엔 모자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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