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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2000 만년 전의 포식자의 두뇌



 우리는 최초의 다세포 포식자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 같운데 가장 오래된 자연계 최상위 포식자의 이름은 알고 있습니다. 아노말로카리스 (Anomalocaris) 는 이상한 새우라는 뜻의 라틴어로 캄브리아기 (5억 4000 만년에서 4억 8500 만년전 쯤) 시기에 살았던 가장 큰 동물이었습니다. 일부 화석 가운데는 무려 2 미터에 달하는 것도 있었으며 의심할 바 없이 당시의 최상위 포식자였습니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지금은 멸종된 아노말로카리스과 (Anomalocarididae) 에 속하는 Lyrarapax unguispinus 의 화석에서 뇌의 흔적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화석은 5억 2000 만년 정도 된 것이기 때문에 고생물학자들은 아마도 우리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포식자의 두뇌를 복원하는데 성공한 셈입니다. 이렇게 오래된 화석에서 뇌의 흔적을 발견한 것 만으로도 쾌거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연구는 이 고대 포식자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노말로카리스의 복원도  Anomalocaris model at Dinosaur Museum, Canberra, Australia.  http://en.wikipedia.org/wiki/Anomalocaris#mediaviewer/File:AnomalocarisDinoMcanb.jpg ) 



(머리 부분에서 확인된 뇌의 흔적  This photograph and corresponding drawing show the flattened, fossilized trace of the brain of the world's earliest known predator; the X-like structure in the head denotes the fossilized brain. Two dark round spots represent the optic ganglia with nerves that lead from the eyestalks into the head. The smaller, almond-shaped areas just in front would have innervated the creature's grasping appendage. The main brain region is in front of the mouth, giving rise to two nerve cords leading down along the animal. Credit : University of Arizona ) 


 아노말로카리스는 기괴한 생김새와 현존 동물에서 비슷한 생김새의 동물을 찾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과연 어느 동물로 분류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고대 맹수입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니콜라스 스트라우스펠드 (Nicholas Strausfeld, director of the University of Arizona's Center for Insect Science) 는 이번 연구가 이와 같은 논란을 종식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복원된 뇌의 모습이 현존하는 동물문 가운데 하나인 유조동물 (Velvet worm 혹은 Onychophora ) 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생 유조 동물의 머리 부분 (녹색) 과 이번에 복원된 화석 (회색) 의 비교도  A side-by-side comparison reveals the similarity between the brain of a living onychophoran (green) and that of the anomalocaridid fossil Lyrarapax unguispinus (gray). Long nerves from the frontal appendages extend to paired ganglia lying in front of the optic nerve and connect to the main brain mass in front of the mouth. Anomalocaridids had a pair of clawlike grasping appendages instead of feelers. (Illustration by Nicholas Strausfeld))  


  스트라우스펠드와 그의 동료들이 Lyrarapax unguispinus 의 뇌와 주변 신경을 복원하고 놀랐던 점은 어디서 봤던 것과 친숙한 배열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뇌는 입보다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쌍의 신경절이 그 앞으로 나오면서 더듬이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는 현생 동물 중 유조 동물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유조동물은 현생 동물군의 한문이긴 하지만 사실 지구일 제한된 지역에서 근근히 살아가는 벌레 처럼 생긴 동물들이라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동물들입니다. 지렁이와 애벌레에 지네를 좀 섞어놓은 듯한 외형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생물학자들은 이들이 절지동물과 비슷한 그룹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노말로카리스를 비롯한 캄브리아기의 기묘한 생물체들은 어딘지 절지동물 같기는 한데 그렇지는 않은 동물들로써 이들을 분류하기 위해 공하류 (Dinocaridida, 무서운 새우 terror shrimp 라는 뜻) 라는 별도의 분류까지 만들었습니다. 일종이 멸종된 문으로 말이죠.


 이번 발견은 공하류와 유조동물, 그리고 절지동물이 캄브리아기에 어떤 관계를 그리면서 진화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이 화석이 생각보다 잘 발달된 신경계를 가진 점에서도 놀랐다고 하는데 이것은 아노말로카리스과의 동물들이 현재의 동물들처럼 능동적이고 유능한 사냥꾼이었다는 점도 같이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한가지 더 참고로 스트라우스펠드와 그의 동료들은 이전 연구에서 캄브리아기 동물들의 내부 구조를 밝혀 기괴한 외형을 가진 고대 생물들이 생각보다 현재의 후손들과 가깝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래 포스트) 

  



 참고 


Journal Reference:
  1. Peiyun Cong, Xiaoya Ma, Xianguang Hou, Gregory D. Edgecombe, Nicholas J. Strausfeld. Brain structure resolves the segmental affinity of anomalocaridid appendages. Nature, 2014; DOI: 10.1038/nature1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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