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아인슈타인은 그의 상대성 이론에서 유도 되는 결론으로 쌍둥이 패러독스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즉 두 쌍둥이 형제 중 한명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를 비행하고 다른 형제는 지구에 남아 있을 때 광속운동을 한 쪽은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이죠. 우리는 실제로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우리가 가진 우주선으로는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느리게 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죠.
그런데 나사에서 이것과는 좀 다른 버전의 쌍둥이 실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쌍둥이 우주 비행사인 스콧 켈리 (Scott Kelly) 와 마크 켈리 (Mark Kelly) 입니다. 2015 년 이 두 형제 중 스콧이 1 년간 국제 유인 우주 정거장에서 체류할 예정이고 마크는 지상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이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나사는 인체가 우주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 영상 참조)
(스콧 (왼쪽) 과 마크 켈리 (오른쪽) 형제. 마크는 STS - 124 우주 왕복선에서 커맨더였음. Astronauts Mark Kelly (right), STS-124 commander, and Scott Kelly are pictured in the check-out facility at Ellington Field near NASA's Johnson Space Center as the STS-124 crewmembers prepare for a flight to Kennedy Space Center in NASA T-38 trainer jets. Image Credit: NASA)
(동영상 1 )
(동영상 2)
컨셉은 간단합니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사람이 각각 지상과 우주에서 1 년간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차이를 관측하는 연구입니다. 연구 자체는 임상 시험과 비슷하지만 사실상 일부 검사 이외에는 특별히 피험자가 감수해야하는 추가적인 위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쌍둥이를 대상으로 하는 의학 연구는 이제까지 지상에서는 많이 행해졌지만 우주와 지구에서 이와 같이 장기간 행해지는 경우는 매우 희귀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적으로 동일한 만큼 둘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환경에 의한 차이의 가능성이 높아 환경의 차이가 어떤 변화를 유발하는지 알아내는데 매우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주 공간은 지구와는 다른 여러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지상에서 중력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살아가는데 ISS 의 미세 중력 환경은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 우리의 신체에 많은 변화를 유발합니다. 또 우주 공간에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는 물론 우주선이라고 불리는 우주 저편에서 나오는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되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지구 표면과는 다른 이런 환경은 장기적으로 우주 비행사의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과거 달 탐사 미션은 단기 미션이었지만 향후 화성 탐사등은 매우 장기 미션으로 계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우주에서 체류했을 때 신체에 생기는 변화를 확인하고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쌍둥이 연구는 향후 인류가 우주 먼곳 (예를 들어 화성) 을 탐사하는데 있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나사는 쌍둥이 연구에 관련해서 40 여가지의 제안을 받았는데 이 중 10 가지 정도를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제안된 것은 우주에서 텔로미어 (Telomere) 의 변화입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양쪽 끝에 존재하는 부분으로 분열을 거듭하면서 짧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노화나 암의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부위로 많은 연구가 진행된 부위이기도 합니다.
참고 (텔로미어 관련 네이버캐스트)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1&contents_id=4932
우주에서는 강력한 우주선의 영향으로 인해서 텔로미어가 지상보다 더 빨리 단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이론적으로 거의 동일한 쌍둥이를 이용한 관찰 연구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만약 생각 이상으로 텔로미어가 손상을 받는다면 반드시 우주의 강력한 방사선에 대한 방호 대책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 사실은 아인슈타인의 쌍둥이 패러독스와 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즉 우주에 있는 형제가 더 빨리 늙는 셈이죠. 그런데 시간은 사실 아주 미세하게나마 지구에 있는 관찰자가 봤을 때 우주 정거장에 있는 형제가 더 느리게 갈 것입니다. (물론 그걸 인간이 눈치챌 수 있는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것 역시 새로운 역 쌍둥이 패러독스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이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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