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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뇌염 바이러스 주의 ?





 2012 년 8월 20일 발표된 '2011 년 국내 일본 뇌염 바이러스의 활동' 에 의하면 2011 년 국내 환자 발생 보고는 예년에 비해 줄었으나 일본 뇌염 바이러스 매개 모기 비율 및 증폭 숙주인 돼지에서의 감염은 여전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일부 기사들은 다소 걱정될 만한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했으나 사실 평년에 비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다만 모든 질환에서 그렇듯이 예방을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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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뇌염 바이러스는 플라비바이러스과 (Flaviviridae) 플라비 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이며 자연계에서는 주로 Culex tritaeniorhynchus (작은 빨간 집모기) 등에 의해 돼지와 물새 (왜가리, 해오라기 등 ) 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입니다. 사람은 우연 숙주이며 대개 돼지가 바이러스가 주로 증식하는 숙주로 증폭 숙주의 역활을 하게 됩니다. 즉 돼지나 물새에서 주로 서식하는 바이러스가 모기를 통해 옮겨지며 그 과정에서 사람에게 우연히 감염되는 것입니다. 


 일단 일본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실제 1% 미만 (대략 250 명당 1 명 수준) 으로 일본 뇌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불현성 감염으로 특별한 증상없이 넘어가게 되지만 일본 뇌염으로 진행되는 경우 치사율이 치료가 없으면 20 - 30 % 정도로 높을 뿐 아니라 치유 된다고 해도 신경학적 휴유증이 30 - 50% 까지 남게 되며 사실 특별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일본 뇌염은 주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서 발생하며 이와 근접한 종인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West Nile virus) 는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미국 등 더 광범위한 곳에서 발생하나 국내에서는 일본 뇌염이 주로 문제가 됩니다. 해마다 대략 50000 명 정도가 일본 뇌염에 걸리며 그 중 10000 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는 1949 년 이후 크고 작은 유행이 있어왔으며 1967 년 일본에서 백신을 도입한 이후로 강력한 예방 접종 사업이 진행된 1984 년 이후에는 더 이상 의미있는 유행은 없었으나 현재도 꾸준이 소규모 환자가 보고되고 본래 자연계에서의 숙주인 돼지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감염이 관찰되는 등 꾸준한 예방과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최근 환자 보고는 2007 년 7명, 2008 년 6명, 2009 년 7명, 2010 년 26 명, 2011 년 3 명으로 2010 년에 상당한 증가가 보고되었으나 다행히 2011 년에는 3명의 환자만 보고되었으며 실제 3 명 중 1 케이스는 해외 발생이었고 2 명의 환자 (47 세 및 61 세 남성) 만이 국내 발생 케이스로 사망 케이스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2011 년 보고만 보면 이전보다 더 심해지지는 않고 있지만 마치 기사들 제목이나 뉘앙스는 그렇지 않은 데 이것은 아마도 기사의 특징상 뭔가 심각해 보여야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좀더 보고서를 자세히 보면 2011 년에도 증폭 숙주인 돼지 및 매개체인 모기의 활동은 여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에 작은 빨간 집모기 풀 (pool) 2 건에서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물론 새로운 바이러스인 Chaoyang virus 2 건 그리고 미분류의 플라비 바이러스 10 건을 검출했습니다. 또 금빛숲모기 (Aedes vexans) 에서도 일본 뇌염 바이러스가 검출 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역학 조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사 중 작년보다 매개 모기가 2.4 배 증가했다고 나오나 사실은 예년과 비슷하며 2010 년에만 모기가 감소한 것) 


 돼지의 경우 2011 년 도축된 돼지 2021 마리의 항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481 건 (23.8%) 에서 일본 뇌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을 보여 주된 숙주인 돼지에서 감염율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감염율은 강원에서 2.5% 로 가장 낮고 경북에서 34.4% 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렇게 높은 숙주 감염율은 사실 일본 뇌염이 국내에서 잘 생기지 않는 이유가 백신으로 인한 예방 사업 및 대부분 감염이 불현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려줍니다. 


 따라서 일본 뇌염에 대한 지속적인 예방 접종 사업 이 필요하며 주요 취약 연령대인 소아에서 특히 지속적인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접종시기는 불활성화 백신의 경우 생후 12 - 23 개월 기간 중 7일 에서 30 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2 차 접종 후 12 개월 후 3차 접종 실시, 그리고 만 6세와 12세에 각 1회 추가 접종이 필요합니다. (약독화 생백신의 경우 1차 접종 1년 후 2차 접종) 


 주로는 15 세 이하 소아에서 문제가 되는 질환이나 성인 될 때까지 일본 뇌염에 대한 백신 접종력이 없다면 불활성화 백신 3회 접종을 권장합니다. 그외 대규모 유행이 없는 현재 상태에서 성인에서 추가 접종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미 백신까지 접종이 완료된 상태에서는 위험성은 극히 낮으나 그럼에도 물론 위험을 무릎쓰고 감염에 노출될 이유는 없기 때문에 가급적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모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팔다리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본 뇌염은 현재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컨트롤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망 케이스도 보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변이나 환경적 변화 (예를 들어 매개 모기의 창궐) 에 의해 급작스런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매개 모기에 대한 방역 대책 및 개인의 주의는 매년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소아에서의 예방 접종은 필수입니다.   





 참고 


 2011 년 국내 일본 뇌염 바이러스의 활동. 국립 보건 연구원 면역 병리센터 신경계 바이러스과

 2011 예방 접종 대상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 예방 접종 실시 기준 및 방법.  질병관리본부, 대한 의사 협회, 예방 접종 전문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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