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zania' variety of sweetpotato. Credit: Benard Yada at National Crops Resources Research Institute (NaCRRI), Uganda)
고구마는 sweet potato라는 영어 명칭과는 달리 감자와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감자는 덩이줄기를 먹는 것이지만, 고구마는 덩이뿌리를 먹는 것으로 근본이 다르디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신대륙에서 건너온 작물이라고 알려져 있긴 하나 사실 그 정확한 기원은 모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학자들은 감자의 DNA를 분석해 많은 사실을 알아낸 것처럼 고구마의 DNA 역시 분석해 그 기원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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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 대학의 보이스 톰슨 연구소의 장준 페이 교수 (Professor Zhangjun Fei at the Boyce Thompson Institute) 연구팀은 고구마의 유전자를 분석해 그 결과를 네이처 식물학 (Nature Plant)에 발표했습니다.
고구마 유전자 분석에 있어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는 고구마가 사실 육배체 (Hexaploid)라는 사실입니다. 사람과 달리 염색체가 한 쌍이 아니라 3쌍인 셈인데, 식물에서는 이렇게 4배체나 육배체가 드물지 않은 편입니다. 고구마의 야생 조상은 사실 여러 개이며 이종 교배를 하는 과정에서 육배체가 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병충해와 가뭄에 강한 탄자니아 (Tanzania) 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여러 근연 식물의 DNA와 비교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최신 유전자 분석 기술의 도움을 받아 연구팀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Ipomoea aequatoriensis라고 부르는 에콰도르이 야생 근연종이 아마도 현생 고구마의 직계 조상으로 추정됩니다. 유전자를 전달한 또 다른 주요한 근연종은 중앙 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Ipomoea batatas (4x, 4배체)인데, 아마도 알려지지 않은 다른 야생종과의 이종 교배를 통해 유전자를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여러 조상에서 유전자를 건내 받은 덕분에 고구마는 다양한 환경적 변화와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전자가 많은 만큼 복제하는 데 더 큰 에너지가 드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이득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그 조상에 대해서 100% 비밀이 풀린 건 아니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고구마는 맛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군고구마를 겨울철이 아니라 1년 내내 먹고 싶습니다. 여름에는 군고구마 구하기가 힘들어져 아쉽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8-decoding-sweet-potato-dna-reveals.html
Nature Plants (2025). www.nature.com/articles/s41477-025-02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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