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l attachment. Scanning (SEM) and transmission (TEM) electron micrographs of the Pelagodinium PelV1 system at the early stages of infection. Credit: bioRxiv (2025). DOI: 10.1101/2025.07.19.665647)
세균은 핵을 지닌 진핵생물보다 훨씬 작은 생물입니다. 그리고 이 세균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더 작은 나노미터 크기 입자들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세균보다 약간 작은 크기인 거대 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상당히 모순적인 존재로 보이는 거대 바이러스는 크기 때문에 세균에 감염되진 않고 주로 단세포 조류 같은 진핵생물에 감염됩니다.
스스로 대사를 하면서 생명활동을 유지하지 않는 바이러스가 몸집을 키운다는 것 자체가 모순처럼 보이지만, 과학자들은 거대 바이러스가 생각보다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하와이 대학의 연구팀은 북태평양 아열대 고리 (North Pacific Subtropical Gyre)의 수심 25m에 설치한 스테이션 알로하 (Station ALOHA)에서 얻은 와편모충류 (dinoflagellate, 대표적인 식물성 해양 플랑크톤)을 숙주로 하는 새로운 거대 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PelV-1라고 명명된 이 거대 바이러스는 200nm 정도되는 캡시드 (껍데기에 해당하는 부분)을 지녀 거대 바이러스 가운데서 큰 편이 아니지만, 세균만큼이나 긴 2.3 µm의 꼬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꼬리의 두께는 30nm 정도로 바이러스 하나 지름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긴 꼬리는 이 거대 바이러스가 숙주인 와편모충류에 부탁하는데 도움를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캡시드의 각진 모양이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비슷해 보이는 특징이 있는데, 사실은 세균이 아니라 진핵생물 표면에 감염된 것으로 크기는 훨씬 큽니다.
연구팀은 PelV-1과 함께 발견된 co-PelV의 유전자 467개와 569개를 각각 해독했으며 여기에 더해 9개의 tRNA와 14개의 tRNA도 각각 발견했습니다. 이 유전자들은 아미노산, 지방, 탄수화물 생산 및, TCA 회로 대사, 로돕신, 이온 채널, 당 운반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유전자들이었습니다.
여전히 미스터리인 큰 덩치와 많은 유전자에도 불구하고 거대 바이러스는 우리가 모르는 틈새에서 번성을 누리고 있으며 해양 플랑크톤 개체 수 조절 같은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일에 싸인 이들의 사정을 알아내는 것은 앞으로 과학자들의 새로운 도전 과제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8-giant-virus-wags-tail.html
Andrian P. Gajigan et al, A dinoflagellate-infecting giant virus with a micron-length tail, bioRxiv (2025). DOI: 10.1101/2025.07.19.66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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