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panel: the cluster of galaxies (white/violet) and its hot gaseous atmosphere (blue); bottom right panel: NSF VLBA image of the recently awakened central black hole and its tiny jets; bottom left panel: the first author of the article, Francesco Ubertosi, with one of the NSF VLBA antennas (Owens Valley, CA) used for the observations in the background. Credit: Univ. of Bologna/F.Ubertosi)
과학자들이 막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 거대 질량 블랙홀을 우연히 포착했습니다. 이탈리아 국립 천체물리학 연구소와 볼로냐 대학의 프란체스코 우베르토시 (Francesco Ubertosi of the University of Bologna and the National Institute for Astrophysics in Italy (INAF/IRA))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 국립 과학재단 (NSF)의 전파 망원경인Very Long Baseline Array (VLBA)과 Very Large Array (VLA)를 이용해 지구에서 60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인 CHIPS 1911+4455를 관측했습니다.
관측 과정에서 연구팀은 제트의 크기가 불과 100광년 정도인 은하 중심 블랙홀을 발견했는데, 이는 나이로 봐서 100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1000년은 인간의 수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지만,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제 막 잠에서 깬 수준으로 잠잠했던 은하 중심 블랙홀이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면서 활동을 시작한 시점에 운 좋게 그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CHIPS 1911+4455의 은하 중심 블랙홀은 주변에서 새롭게 물질을 빨아들인 후 양 축으로 강력한 제트를 뿜어내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주변의 뜨거운 가스를 아직 밀어내지도 않은 상태이며 뿜어져 나간 제트가 식는 냉각 현상도 아직 관찰할 수 없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은하 중심 블랙홀이 새롭게 물질을 흡수하면서 활동성 은하가 되는 바로 그 시점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관측 목표가 생긴 것입니다.
CHIPS 1911+4455의 활동 은하는 새로운 가스가 유입되면서 연간 태양 질량의 140-190배 정도의 별이 생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우리 은하보다 100배 정도 빠른 것으로 어디선가 물질이 유입되면서 새롭게 별도 생기고 블랙홀도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밝게 빛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생긴 것인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천문학자들도 보기 힘든 드문 장면을 포착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번 연구가 가능했던 이유는 뉴욕에서 LA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분해능이 뛰어난 VLBA의 강력한 성능 덕분입니다. 하지만 관측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파장에서 CHIPS 1911+4455를 관측하면 새로운 사실들이 다수 발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튼 우주의 잠자는 거인이 깨어난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8-astronomers-supermassive-black-hole.html
Francesco Ubertosi et al, JVLA and VLBA Study of the Merging Cool Core CHIPS 1911+4455 at z ∼ 0.5 Radio Emission from an Infant Active Galactic Nucleus and from a Rapidly Star-forming Brightest Cluster Galaxy,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5). DOI: 10.3847/1538-4357/adf1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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