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는 인체에서 직접 소화가 불가능하지만, 장내 미생물의 중요한 먹이가 됩니다.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분해해서 영양분으로 삼고 숙주인 인간에게도 여러 가지 유용한 영양소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제공하는 물질 가운데 일부는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홍콩 중문 대학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CUHK))의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대사해서 나오는 짧은 사슬 지방산 short-chain fatty acids (SCFAs)이 바이러스 면역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이를 위해 인간 세포, 동물 모델, 인간 조직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 B형 간염, RSV, SARS-CoV-2, rhinovirus, 로타바이러스, HIV-1, HSV-1 등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식이섬유에서 나오는 SCFAs는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T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해 감염 중증도를 줄였습니다. 또 폐 조직에 감염된 rhinovirus, RSV 바이러스 양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ARS-CoV-2 감염에서도 바이러스 진입을 막고 면역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HIV-1과 HSV-1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뚜렷한 면역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번 연구는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면역을 활성화해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거나 중증화를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안걸리는 건 아니겠지만, 좀 더 면역을 키워 경증으로 넘어가거나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는 것입니다.
식이섬유 섭취는 SCFAs를 생산하는 박테리아인 Faecalibacterium prausnitzii이나 Ruminococcus spp. 숫자를 크게 늘립니다. 그리고 SCFAs는 G-protein-coupled receptors (GPCRs) 같은 수용체를 자극해 항바이러스 면역 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가공식품의 범람과 채소, 과일 섭취의 감소로 식이섬유 섭취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졌지만, 다시 한 번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함을 다시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infectious-diseases/fiber-immune-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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