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짠맛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만큼 소금이 생존에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금에서 나트륨 성분이 생존에 필수적인 미네랄입니다. 짠맛에 대한 선호는 인류가 소금을 구하기 힘든 선사시대에는 생존에 중요한 도구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소금을 구하기가 너무 쉬워지고 각종 음식에 소금이 많이 들어가면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짜게 먹는 습관은 결국 과식을 부르고 지나치게 많은 물이 체내에 들어오게 하면서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높입니다.
인체에서 짠맛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호르몬은 알도스테론 (aldosterone) 입니다. 알도스테론은 콩팥 위에 있는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주로 나트륨의 재흡수를 촉진해 혈압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입니다. 나트륨의 재흡수를 촉진하는 기능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짠맛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기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것이 적은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아이오와 대학의 조엘 길링 교수 (Joel Geerling, MD, Ph.D., UI associate professor of neurology)가 이끄는 연구팀은 알도스테론이 짠맛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데 관여하는 뉴런을 최초로 보고했습니다. 연구팀이 쥐에서 찾아낸 뇌간 (brainstem)의 소그룹 뉴런의 이름은 HSD2입니다.
HSD2는 알도스테론의 농도가 올라가면 짠맛에 대한 선호도를 올려 우리가 더 짜게 먹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HSD2 뉴런을 차단한 쥐에서 알도스테론을 사용해 이를 검증했습니다. HSD2 뉴런은 쥐에서는 200개 정도, 사람에서는 1000개 정도에 불과한 소규모 뉴런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상당히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연구팀에 따르면 이것이 아마 이 뉴런의 유일한 기능으로 보입니다.
이번 연구는 우리 몸의 다양한 호르몬이 식욕과 특정 맛에 대한 선호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단맛이나 짠맛에 대한 지나친 중독적 성향을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될지도 모릅니다. 저도 짜게 먹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관심 가는 연구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4-12-salt-behavior-specific-brain-neurons.html
Silvia Gasparini et al, Aldosterone-induced salt appetite requires HSD2 neurons, JCI Insight (2024). DOI: 10.1172/jci.insight.175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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