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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만드는 구리 나노 촉매

 


(Copper-cluster catalysts on activated carbon. Credit: Cedric Koolen (EPFL))

아세트알데하이드 (Acetaldehyde)는 향수부터 플라스틱까지 여러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료 물질입니다. 아세트알데하이드 역시 에틸렌 (ethylene)을 원료로 만들어지는데, 당연히 석유 화학 제품입니다. 과학자들은 보다 지속 가능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스의스 취리히 연방공대의 세드릭 데이빗 쿨렌과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잭 페더슨, 그리고 중국 샹하이 대학의 웬 루오 (Cedric David Koolen in the group of Andreas Züttel at EPFL, Jack K. Pedersen at the University of Copenhagen, and Wen Luo at Shanghai University)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만드는 새로운 구리 촉매를 개발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기술은 21세기 화학자들에게는 성배 찾기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많은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많은 사람이 원하지만, 아직은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산화탄소의 산소와 탄소 분자가 단단히 결합되어 서로 떼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와커 공정 (Wacker process, 전이 금속 촉매가 있는 조건에서 에틸렌을 물로 산화시켜 아세트알데히드로 만드는 과정)은 60년 넘게 크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제적이고 대량 생산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에 견줄 만큼 경제적 촉매를 만들기 위해 구리애 집중했습니다. 구리 촉매는 가격이 저렴힌 소재라는 장점이 있지만, 이전까지 개발된 촉매는 아세트알데하이드 이외에 여러 물질을 만들어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스파크 어블레이션 (spark ablation)라는 방법을 이용해 1.6nm 크기의 정교한 구리 나노입자 클러스터를 만들어 아세트알데하이드만 선택적으로 만드는 촉매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이 촉매 공정은 92%라는 높은 선택 효율을 보여줬습니다. 더구나 30시간 연속으로 사용해도 촉매의 성능과 내구성이 유지되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상업적 아세트알데하이드 생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과연 21세기 화학의 성배 찾기와 같은 마법의 촉매를 찾아내는 과학자는 누가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1-acetaldehyde-copper-catalyst-green-alternative.html

Scalable synthesis of Cu cluster catalysts via spark ablation for the highly selective electrochemical conversion of CO2 to acetaldehyde, Nature Synthesis (2025). DOI: 10.1038/s44160-024-00705-3

High-throughput method to identify and produce atomic cluster catalysts, Nature Synthesis (2025). DOI: 10.1038/s44160-024-007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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