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crested flycatcher is notorious for using shed snake skin in its nest construction. Credit: Barbara Taylor/Macaulay Library)
우리가 집을 장식하는 것처럼 새도 둥지를 장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엔 디자인보다 위장의 목적이 큽니다. 그런데 이런 위장을 위해 뱀 허물을 사용하는 새가 포착됐습니다. 코넬 대학의 반야 로흐워 (Vanya Rohwer, senior research associate in the Department of Ec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in the College of Agriculture and Life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참새목의 새들이 둥지를 만드는데 쓰이는 재료를 분석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나무 속 같은 빈 공간에 둥지를 만드는 새의 경우 일반적으로 우리가 보는 바구니 모양의 둥지를 짓는 새보다 6.5배 정도 많은 뱀 허물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새가 뱀 허물을 알을 먹는 작은 포유류를 퇴치하는 데 사용한다고 보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60개의 박스형 새집과 80개의 버려진 바구니 형 새 둥지에 알 두 개를 놓고 14일간에 걸쳐 카메라로 관찰하고 3일마다 사람이 가서 직접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박스형 새집의 경우 뱀 허물이 확실한 침입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새집에 등장한 소형 포유류는 글라이더 비행을 하는 날다람쥐 정도로 사전에 뱀 허물의 존재나 냄새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오픈된 공간에 있는 새둥지의 경우 뱀 허물로 위장해도 별 효과가 없지만, 내부를 확인하기 힘든 빈 공간에 만든 새집의 경우 뱀 허물이 있는 것만으로 소형 포유류나 다른 새의 접근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안에 새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뱀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굳이 목숨을 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작은 새의 영리한 생존 전략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5-01-cavity-birds-cleverly-snake-skin.html
Vanya G. Rohwer et al, The Evolution of Using Shed Snake Skin in Bird Nests, The American Naturalist (2024). DOI: 10.1086/733208
#생물학#뱀허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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