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802 - 에타 카리나에서 온 우주선 (cosmic ray)




(Eta Carinae shines in X-rays in this image from NASA's Chandra X-ray Observatory. The colors indicate different energies. Red spans 300 to 1,000 electron volts (eV), green ranges from 1,000 to 3,000 eV and blue covers 3,000 to 10,000 eV. For comparison, the energy of visible light is about 2 to 3 eV. NuSTAR observations (green contours) reveal a source of X-rays with energies some three times higher than Chandra detects. X-rays seen from the central point source arise from the binary’s stellar wind collision. The NuSTAR detection shows that shock waves in the wind collision zone accelerate charged particles like electrons and protons to near the speed of light. Some of these may reach Earth, where they will be detected as cosmic ray particles. X-rays scattered by debris ejected in Eta Carinae's famous 1840 eruption may produce the broader red emission. Credits: NASA/CXC and NASA/JPL-Caltech)



 에타 카리나(Eta Carinae) 혹은 용골자리 에타별은 지구에서 7,500광년 떨어진 별이지만, 그 밝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인류에게 존재를 각인시킨 별입니다. 각각 태양의 90배와 30배 질량의 거대 별이 태양 - 화성 정도 거리에서 5.5년을 주기로 서로의 질량 중심을 공전하고 있습니다. 밝기는 태양의 500만배와 100배 정도로 주변으로 강력한 항성풍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에 사실 별 자체는 지구에서 관측이 되지 않고 거대하게 부풀어오른 가스 성운의 형태로 보이고 있습니다. 에타 카리나의 독특한 구조는 과학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나사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천체물리학자인 켄지 하마구치(Kenji Hamaguchi, an astrophysic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와 그의 동료들은 페르미와 NuSTAR 데이터를 이용해서 에타 카리나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우주선(cosmic ray)의 정체를 밝혀냈습니다. 


 과학자들은 페르미 감마선 관측 위성 데이터를 통해서 에타 카리나에서 지구까지 초고에너지 입자가 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이런 높은 에너지가 발생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NuSTAR를 이용해서 감마선보다 낮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은 온도를 지닌 에너지 입자의 흐름을 발견했습니다. 


 X선은 자연적으로는 섭씨 수백만도 이상의 높은 온도의 가스에서 방출됩니다. 에타 카리나에서 나오는 낮은 X선도 섭씨 4000만도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연구팀은 이보다 3배 높은 에너지인 3만 eV (참고로 가시 광선은 2-3eV)의 X선 파장을 관측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두 별의 항성풍에 의한 충격파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장 가능성 높은 설명은 두 개의 항성풍미 만나는 경계면에서 입자 가속이 일어나 매우 높은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전 관측 결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독특한 현상입니다. 새로운 관측 데이터와 그 해석을 통해 과학자들은 이 독특한 항성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 


 에타 카리나는 인류보다 훨씬 오랜 세월을 살겠지만, 사실 수명이 매우 짧은 별입니다. 무거운 별이 먼저 초신성 폭발로 사라지고 가벼운 동반성 역시 수백만년 이내로 같은 운명을 겪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그 과정에서 우주 공간으로 뿌리는 무거운 원소는 지구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데 없어서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무거운 별의 진화와 최후를 아는 것은 우주의 진화는 물론 우리의 기원을 아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에타 카리나는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대별로 앞으로 계속해서 과학자들에게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