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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 장내 미생물에서 항생제 내성 발견



 과학자들이 매우 미량의 항생제도 내성균 생성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사실은 엉뚱하게도 거머리의 장내 미생물에서 밝혀졌습니다. 코네티컷 대학의 조에르그 그라프 (Joerg Graf from the Department of Molecular and Cell Biology)가 이끄는 연구팀은 의료용으로 쓰이는 거머리의 장내 세균에서 이해할 수 없는 ciprofloxacin 항생제 내성을 발견하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머리를 의료용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다소 이상해 보이지만, 사실 역사가 꽤 오랜 방법입니다. 거머리가 숙주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피를 빼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도 몇몇 분야에서는 거머리가 인기 있는 치료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이 거머리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사람이 준 먹이만 먹고 자라 항생제에 노출될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기 때문에 설령 환자의 혈액 속의 항생제에 노출된다고 해도 내성을 키울 기회가 없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대체 어떻게 내성이 생긴 것인지 연구했습니다. 


  거머리 역시 장내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먹이가 단순해서인지 종류는 매우 단순합니다. 문제가 된 세균은 아에로모나스 Aeromonas 로 다행히 거머리에 사는 아에로모나스는 사람에게는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그래도 예상치 않은 상황인 점은 분명합니다. 


 연구팀은 모든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 다음 가능한 유일한 항생제 노출원으로 거머리의 사료인 닭, 오리 등 가금류의 혈액을 의심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고기와 다른 부산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가축에 소량의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혈액속의 항생제 수치는 매우 낮아 내성의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이 실제로 실험을 해본 결과 극미량의 항생제도 내성을 발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Cipro-resistant Aeromonas는 0.01 micrograms/mL 정도 농도에서도 내성이 없는 균주를 몰아내고 주도적인 균주로 자라났습니다. 아마도 이는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 농도가 내성균주에 더 유리한 농도보다 훨씬 높기 때문일 것입니다. 


 임상적으로는 내성이 있는 균주까지 다 없애야 하기 때문에 높은 농도의 항생제를 사용하지만, 세균 증식을 단지 억제하는 수준의 낮은 농도에서도 내성 균주가 내성이 없는 균주보다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내성 균주가 10번 분열에 한 번이라도 더 분열을 통해 증식하면 10세대마다 두 배로 숫자가 증가하므로 결국 지배적인 균주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이 연구는 주변 환경으로 유출되는 항생제 오염이 생각보다 쉽게 내성균 발현을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항생제의 남오용 문제는 사실 의료 영역 이상으로 축산업 및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마구잡이로 유출된 항생제는 내성균 감염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규제가 이뤄지긴 하지만, 생각보다 더 철저한 규제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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