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녹아있고 이들에 의해 pH가 결정됩니다. 바닷물은 대개의 생물의 체액 및 세포내 환경과 비슷하게 약알카리성 용액인데, 특히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바로 바닷물에 녹은 탄산 이온입니다. 다른 물질의 농도는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비해 탄산 농도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pH가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해양 산성화는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심해질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카디프 대학의 신디아 소스디안 박사(Dr. Sindia Sosdian, from Cardiff University's School of Earth and Ocean Sciences)와 그녀의 동료들은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해양 산성화 정도가 어느 수준에 이를지 추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지질학적 증거를 통해서 과거 2200만년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해양 pH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현재 진행 중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연관해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930ppm까지 증가하면 해양 평균 pH는 8.1에서 7.8로 낮아지게 됩니다. 큰 차이가 아닌 것 같아도 pH는 로그 단위 스케일이기 때문에 사실 상당한 변화를 의미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1400만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기 위해서는 매우 심각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과연 이 정도까지 증가하게 될지는 다소 의문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이 정도 수준이면 지구 기온이 더 급격히 상승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의 기후 변화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현재 온실 가스 감축노력이 충분하지는 않아도 이정도까지 이르게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튼 현재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면서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한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산성화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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