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ale deep-sea anglerfish captured in the Gulf of Mexico. A humpback blackdevil, Melanocetus johnsonii (top), and a triplewart seadevil, Cryptopsaras couesii (bottom). Credit: Danté Fenolio)
아귀(anglerfish)목의 물고기는 기괴한 외형과 다른 물고기를 낚는 독특한 구조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등지느러미 가시가 변해서 생긴 구조물로 그 끝에 있는 팽대부에 빛을 내는 박테리아들이 살고 있습니다. 코넬 대학의 토니 헨드리 교수 (Tory Hendry, assistant professor of microbiology at Cornell University)와 그 동료들은 심해에 살고 있는 아귀의 공생 미생물을 연구했습니다.
유전자 분석에 의하면 이 공생 미생물은 아귀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사실상 생존을 아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아귀류가 진화한 것은 1억년 전으로 오랜 세월을 생각하면 공생 미생물이 사실상 하나의 세포 소기관처럼 진화하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연구팀에 의하면 이 공생 미생물은 자유 생활을 할 수 있는 느슨한 공생 관계와 서로가 없이는 살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의 중간에 있습니다.
아귀의 공생 미생물은 자유 생활을 하는 가까운 발광 미생물에 비해 유전자 크기가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오랜 공생 생활에 적응되 혼자 사는데 필요한 유전자 - 예를 들어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유전자나 탄수화물을 단순당으로 분해하는 유전자 - 가 많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아귀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속에서 움직이는데 필요한 편모 (flagellum)를 만드는데 필요한 유전자는 남아 있는데, 이는 물속에서 혼자 독립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새로운 숙주를 찾아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아귀 입장에서도 빛을 내는 박테리아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물속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공생 박테리아가 필요합니다.
박테리아가 숙주와 공생하는 경우 인간이나 다른 척추 동물의 장내 미생물처럼 자유 생활이 가능한 독립 박테리아거나 앞서 설명한 몇몇 공생 사례처럼 아예 세포 소기관처럼 세포 안으로 들어간 세포내 박테리아 같은 경우가 흔합니다. 연구팀은 이 공생 미생물이 그 중간에 있는 제 3의 형태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지금도 유전자를 잃고 있기 때문에 아귀류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먼 미래에는 숙주안에서만 살아가는 형태로 진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Tory A. Hendry et al, Ongoing Transposon-Mediated Genome Reduction in the Luminous Bacterial Symbionts of Deep-Sea Ceratioid Anglerfishes, mBio (2018). DOI: 10.1128/mBio.010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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