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흥미로운 예측 가운데 하나는 미래 지구는 사실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 예측은 언젠가는 분명한 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태양의 수명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 태양 관련 포스트들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사실 태양이 적색 거성 단계에 이르기 전 이미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양이 점점 수명을 다해감에 따라 점차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면서 더 뜨거워지기 때문이죠. 흔히 이야기하는 골디락스 존이나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이 지금보다 더 태양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4/26.html 참조 )
아마도 10 억 이상 후에는 점차 태양이 뜨거워저 사실 지구는 지금 같은 형태의 생명체가 살기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는 행성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후에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견이 엊갈리고 있습니다. 최근 저널 Astrobiology 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이 시기는 17억 5000 만년 후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적색 거성이 된 태양과 뜨거워진 지구의 상상도. 그런데 사실 적색 거성이 되기 전 단계에서도 지구는 이미 생명체가 살기엔 부적합한 행성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Red_Giant_Earth_warm.jpg )
(태양의 밝기 변화 예측.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도는 더 상승하는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File:Solar_evolution_(English).svg )
사실 태양의 진화가 지구에 마이너스 이벤트는 아니었습니다. 과거 지구는 스노우볼 형태로 추워진 적도 있었습니다. 지구 역사에서 본래 대기 중에 존재하던 주된 온실 가스 가운데 하나인 이산화탄소 농도가 광합성 생물 때문에 크게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온도가 더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태양 자체가 더 따뜻해진 것도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미래 지구는 지금의 금성 만큼 많은 태양에너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지구가 언제 정도 되면 너무 더워서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행성이 될 것인가는 결국 태양의 밝기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University of East Anglia) 의 앤드류 루쉬비 (Andrew Rushby, from UEA's school of Environmental Sciences) 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항성 진화 모델을 사용해 이 시기가 17.5 억에서 32.5 억 년 사이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다만 이 시기에 대한 예측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연구 모델 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향후 지구의 기온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태양 자체의 밝기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지만 이외에도 이산화탄소 농도와 같은 광합성 및 기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에도 중요한데 태양 에너지가 지금보다 많이 오르게 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결국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심각하게 감소하면 결국 광합성이 불가능해져 지구 생태계는 파국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더 비관적인 예측이 나온 적도 있는데 이에 의하면 8 억년 후에는 다세포 생물 전체가 13 억년 후에는 진핵 생물이 멸종되고 최후까지 살아남은 박테리아 같은 단순한 생명체도 결국 좀 더 버티다 최후를 맞게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다만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박테리아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박테리아 한마리 까지 남기지 않고 절멸되는지 알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시킨 루쉬비의 팀은 이런 예측이 단순히 지구의 먼 미래를 예측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다른 외계 행성들 역시 그들의 생애 동안 모든 기간이 아니라 특정 기간 동안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에 존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케플러 22b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2/07/73-22b.html 참조) 가 그런 대표적 사례로 연구팀은 이 외계 행성이 생애 중 43 억년에서 61 년 사이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적색 왜성의 경우 더 극적으로 긴 생애를 보장할 수도 있는데 글리제 581d 의 경우 생명체 가능 지역에 놓이는 기간이 생애 기간 중 424 억년에서 547 억년 사이라는 생각하기도 힘든 수준의 시간 동안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글리제 581 에 대해서는 http://jjy0501.blogspot.kr/2012/07/93-581.html )
마지막으로 연구팀이 언급한 재미있는 예측은 우리 태양계내의 다른 행성에 대한 것입니다. 이에 의하면 화성은 지금부터 60 억년 후까지 생명체 거주 가능한 행성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즉 지구가 뜨거워져 살기 힘들면 화성으로 이사하면 된다는 것이죠. 화성은 태양이 죽게 되는 시점까지 거주 가능권에 들 가능성이 있어 자주 이사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If we ever needed to move to another planet, Mars is probably our best bet. It's very close and will remain in the habitable zone until the end of the Sun's lifetime -- six billion years from now." ) 다만 이사할 때까지 지구에 인류가 살고 있을 진 모르겠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Andrew Rushby, Mark Claire, Hugh Osborne and Andrew Watson. Habitable Zone Lifetimes of Exoplanets around Main Sequence Stars. Astrobiology, September 19, 2013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