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40 nm 공정에서 생산 수율 문제로 별로 좋지 않게 기억되는 TSMC 이지만 지난 몇년간 파운드리 시장에서 가장 미세한 공정을 이끌어가면서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을 장악한 회사가 바로 TSMC 입니다. 비록 삼성과 인텔이 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미래에도 1 위를 지킬지는 알 수 없다곤 해도 현재까지 막대한 생산 능력으로 보건대 한동안은 파운드리 1 위를 고수할 것으로 보이는 업체이기도 합니다.
사실 지난 수년간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과 28 nm 공정과 같은 미세 공정 파운드리의 독점으로 인해 TSMC 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2013 년 7월 30일에 끝난 TSMC 의 2 분기 실적에서는 매출 51억 9630 만 달러, 순이익 17억 2700 만 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1.6%, 순이익은 23.8% 증가라는 반도체 업계의 일반적인 상황과는 많이 다른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인텔은 오히려 매출과 순이익이 감소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시장 조사 기관인 IC insight 에서는 재미있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그것은 사실은 TSMC 의 반도체 출하량이 사실상 업계 1 위인 인텔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인텔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2013 년 2 분기 매출액이 128 억 달러에 달해 TSMC 의 2 배 이상의 분기 매출액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TSMC 가 인텔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
IC insight 는 Final Market Value 라는 기준을 적용하면 그렇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실제 반도체 회사들이 판매하는 최종 상품의 가격입니다. 예를들어 TSMC 가 퀄컴이나 엔비디아, AMD 에 웨이퍼 단위로 계약을 맺고 반도체를 위탁생산해서 A 라는 칩을 개당 10 달러에 팔았다면 퀄컴 등 팹리스 회사들은 이 칩을 20 달러에 판매할 수도 있고 5 달러에 땡처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IC insight 에 의하면 최종적으로 시장에서 팔리는 가격은 X 2.22 배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TSMC 가 2 분기 생산한 반도체의 최종 시장 가치는 119.8 억 달러에 달합니다. 반면 인텔은 117.9 억 달러에 그쳐 사실상 최종 시장 가치 (final market value) 기준으로 반도체 업계 1 위에서 물러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텔은 대부분 파운드리가 아니라 직접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반도체 매출이 거의 최종 시장 가치와 비슷합니다.
약간 억지스럽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TSMC 가 최근의 모바일 수요 증가와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의 결과로 인해 상당히 회사가 커졌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 실제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는 3 위인건 변화 없습니다. 1위 인텔, 2 위 삼성, 3 위 TSMC 의 순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거의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부 기사를 잘못 읽으면 매출 기준으로 TSMC 가 인텔을 앞선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드리기 위해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혼동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상세한 내용은 아래 IC insight 보도 자료 참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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