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의 장치 및 서비스 부분 (device and service business) 을 인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9월 2일 보도 자료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MS 가 인수하는 것은 노키아의 장치 및 서비스 부분으로 37.9 억 유로에 인수할 예정입니다. 이외 특허 라이센스 부분에 16.5 억 유로를 지불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MS 가 부담하는 총 비용은 54.4 억 유로 (7조 8666 억원) 입니다.
노키아는 루미아 브랜드를 포함 스마트폰 및 피처폰 사업부와 기타 스마트 기기 사업부를 MS 에 넘기게 되면 퀄컴 등과의 특허 계약과 기타 라이센스도 10 년간 비독점으로 라이센스 받게 됩니다. 노키아의 나머지 부분은 계속 남게 되고 노키아 자체는 해산되거나 완전히 피 인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직원 56000 명 가운데 32000 명이 MS 로 옮기게 되므로 인수 합병 이후에는 과거 같은 영광을 누리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미 노키아의 기세가 쇠락하면서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난 상태에서 노키아는 이전보다 소규모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인수 합병 건에 대해서 가장 관심을 받는 인물은 스티븐 엘롭 (Stephen Elop) 으로 사실 그는 MS 의 비지니스 사업부를 총괄하다가 2010 년 노키아 CEO 로 발탁되었으며 이번 인수 합병 건이 내년 초 완료되면 MS 가 인수하는 장치 및 서비스 사업부의 부사장이 되어 다시 MS 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2008 년에서 2010 년 사이에 MS 에서 근무했던 스티븐 엘롭 CEO 는 이제 4 년 (2014 년 인수가 완료되면) 만에 다시 MS 로 자리를 옮기게 된 셈입니다.
(스티븐 엘롭 현 노키아 CEO 와 스티브 발머 현 MS CEO )
엘롭 노키아 CEO 는 노키아를 윈도우 폰 전문 업체로 변신시킨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실 심비안은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세인 안드로이드 대신 마이너 OS 인 윈도우 폰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이상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번 인수 합병 건으로 인해 나름 이해 될 수 있는 판단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즉 계속해서 루머로 나왔던 MS 와의 매각 및 합병 건을 성사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이죠.
또 한편으로 엘롭 본인은 MS 의 새로운 CEO 의 후보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고 발머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MS 는 발머의 편지에서도 드러났듯이 장기적으로 디바이스 및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고 ( http://jjy0501.blogspot.kr/2013/08/steve-ballmer-retirement.html 참조) 윈도우 폰은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에서 중요한 기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엘롭이 새 CEO로 뽑히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최대 주주인 빌 게이츠 회장을 비롯해 이사회에서 과연 엘롭을 차기 리더로 선택할 지는 아직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어째거나 이제 MS 는 막대한 비용을 들어 점점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MS 가 만드는 하드웨어는 마우스, 키보드, 조이스틱 따위가 아니라 게임 콘솔, 휴대폰, 그리고 타블렛 PC, 키넥트 등 보다 핵심적인 컨슈머 가전 기기가 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윈도우 폰의 미래가 아주 밝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인수 건은 결국 스티브 발머 현 CEO 의 마지막 노림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마지막 도박이 MS 를 다시 IT 업계의 공룡으로 재도약하게 만들지 아니면 역사상 가장 실패한 인수 합병 건으로 각인 될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과는 또 다른 MS 의 노키아 분할 인수 건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매우 다양한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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