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 (2014) 공개 선행 스틸 컷)
영화 : 로보캅 (2014)
감독: 호세 파딜라 (Jose Padilha)
출연: 조엘 키나먼 (Joel Kinnaman), 사무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마이클 키튼 (Michael Keaton), 게리 올드만 (Gary Oldman) 등
1987 년 개봉한 폴 버호벤 (Paul Verhoeven) 감독의 로보캅 (RoboCop) 은 1980년대 최고의 SF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공기업이 사기업화 되고 범죄가 판치는 미래의 디트로이트 시를 배경으로 한 이 SF 영화는 실제 디트로이트 시가 쇠락하고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도시가 되면서 미래를 예견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죠.
그런데 사실 미래를 예견한 선견 지명 보다도 인간 -> 기계 -> 다시 인간 (머피) 라는 머피/로보캅의 고뇌의 과정을 묘사한 부분이 더 놀랍게 다가웠던 영화였습니다. 당시엔 아주 충격적이고 신선한 내용과 소재 역시 오리지널 로보캅 영화가 상영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명작이 된 이유입니다. 단순한 헐리웃 액션 SF 영화라고 치부할 수 없는 무게가 있는 영화였다는 것이 개인적인 기억입니다.
특히 마지막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머피' 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수십년이 지나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기억나는 부분은 로보캅 이상으로 간지나는 로봇 ED - 209 랑 전투 장면) 그런데 그 로보캅이 같은 이름으로 2014 년에 리메이크 예정입니다. 트레일러만 보면 리메이크 보다는 같은 제목의 다른 영화 같은 느낌인데 말이죠.
(로보캅 트레일러 )
원작 로보캅이 머피를 지우고 기계인 로보캅으로 개조되었다면 이번작에서는 인간이 로봇 슈츠를 입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배경 역시 원작의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 (생명경시와 부정 부패, 천민 자본주의의 득세 등. 예를 들어 디트로이트 시는 치안을 민간 기업인 OCP (Omni Consumer Products) 에 맞기는 데 이는 80 년대 미국과 영국의 민영화 열풍을 은근 풍자하는 내용임. ) 를 잘 재현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지 않고서 예고편만 보고서 평가를 할 수는 없겠죠. 어쩌면 원작의 소재를 차용하되 원작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다루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사실 리메이크라는 건 원작을 어떻게 재해석 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법이죠. 그래도 수트를 입은 모습은 왠지 로보캅이 아니라 오토바이탄 아이언 맨 같은데....
과연 원작의 명성을 깍아내린 실패한 리메이크가 될 지 아니면 원작에 못지않은 리메이크가 될 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명작을 리메이크 하는 것은 항상 상당한 리스크가 있죠. 왠만큼 잘만들어도 '원작만 못하다' 라는 평가를 받기 일쑤고 그걸 벗어나기 위해 '오바' 를 하게 되면 더 이상한 영화가 되고 말테니 말이죠. 일단 기대반 우려반으로 기다려 보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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