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역대 6 번째로 작은 면적을 기록한 2013 년 북극해의 빙하




 이전 포스트를 통해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북극해의 얼음의 최소 면적이 2012 년에 비해서 2013 년에 증가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체적인 감소 추세에 역행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2012 년이 너무 역사적으로 큰 감소폭을 보인 해였다는 점. 2013 년 역시 지난 30 년간 평균에 비해 100 만 ㎢ 이상 크기가 감소한 점. 그리고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감소하는 추세 자체는 유지된다는 것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이걸 가지고 지구 온난화 추세가 반전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난 1978 년 이후 위성 관측 결과의 트랜드를 완전히 무시하는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이야기죠.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3/09/The-Arctic-Sea-Ice-increased-in-this-summer.html  ) 


 이 문제에 대해서 북극해의 빙하를 관측, 연구하는 임무를 띤 두 권위있는 기관들이 공식 보도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우선 나사는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NSIDC) 와의 합동 연구 및 다국적 위성 관측 자료를 토대로 2013 년의 북극해의 해빙이 9월 13일 2013 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역대 6 번째로 작은 크기라고 발표했습니다. (보통 북극해의 해빙은 9월 중순에 그해의 연중 최저치를 기록)


 나사 고다드 비행 센터 보도 자료 

:  http://www.nasa.gov/content/goddard/arctic-sea-ice-minimum-in-2013-is-sixth-lowest-on-record/#.Uj0ZTIZ7J8E


 이에 의하면 지난 2012 년 9월 16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북극해의 해빙은 과거 30 년간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341 만 ㎢ 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13 년 9월 13일의 최저치 기록은 이보다 더 증가한 510 만 ㎢ 에 달했습니다. 이는 약 1.5 배 정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1981 년에서 2010 년 평균에 비해 112 만 ㎢ 이 감소한 수치입니다. 그리고 역대 관측 결과상 6 번째로 작은 크기입니다. 즉 평균적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2012 년이 더 두드러지게 감소한 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2013 년 9월 12일의 북극해의 해빙 면적. 노란색은 지난 30 년간 평균 크기 Depiction of Arctic sea ice on Sept. 12, 2013, the day before NSIDC estimated sea ice extent hit its annual minimum, with a line showing the 30-year average minimum extent in yellow. The data was provided by the 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 from their GCOM-W1 satellite's AMSR2 instrument.
Image Credit: NASA Goddard'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Cindy Starr ) 




(동영상 Animation of daily Arctic sea ice extent and seasonal land cover change May 16-Sept. 12, 2013, the day before NSIDC estimated that sea ice reached its minimum area of extent. The data was provided by the 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 from their AMSR2 instrument aboard the GCOM-W1 satellite.
Image Credit: NASA Goddard'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Cindy Starr)


 나사의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빙하학자 월트 메이어 (Walt Meier, a glaciolog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 Md) 는 이와 같은 변화를 이미 작년에 예상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극단적으로 해빙이 작았던 해 다음해에는 다시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북극해의 해빙은 2 년 연속으로 가장 낮은 값을 기록한 적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작년보다 증가했다고 감소 추세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아래의 그래프로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79 년 이후 8월 기준 북극해의 해빙 면적의 추이. Figure 3. Monthly August ice extent for 1979 to 2013 shows a decline of 10.6% per decade.
Credit: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


 위의 그래프를 보면 역대 가장 낮은 값을 기록한 해 이후에는 항상 반등해 왔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NSDIC 의 디렉터인 마크 세레즈 (Mark Serreze) 역시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여름의 해빙 면적이 감소하는 추세는 계속되고 있으며 감소와 상승을 반복하는 변동은 날씨와 바다의 상태에 따른 자연적 변동성 때문이다' 라고 언급한 그는 '우리는 수십년 후에 결국 여름에 해빙이 전혀 없는 북극해를 보게 될 것' 이라고 덧붙였습니다. 


NSDIC 보도 자료 보기 

:  http://nsidc.org/news/press/2013_arcticseaiceminimum_PR.html


 '1 년 기록이 이와 같은 감소 추세를 바꿀수는 없다' 라고 NSDIC 의 과학자인 테드 스캠보스 (Ted Scambos) 도 같이 지적했습니다. 한편 같은 NSDIC 의 과학자인 줄리엔느 스토로브 (Julienne Stroeve) 는 '(올해의) 낮은 기온에도 불구하고 북극해의 해빙은 장기간의 평균보다 낮은 크기를 유지했다. 그리고 수십년전에 비해 지속적으로 매우 얇아진 상태이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크기 만큼이나 중요한 추세는 바로 얼음의 얇기 입니다. 얇을 수록 더 쉽게 녹을 수 있으며 사실 얼음 질량 자체가 줄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나사의 공중 극지방 얼음 탐사 계획인 아이스브릿지 작전 (NASA’s Operation IceBridge) 의 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수십년간 북극해의 얼음의 두께는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980 년에 평균 3.8 미터이던 얼음의 두께는 최근에는 1.9 미터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나사 고다드 센터의 수석 과학자인 조이 코미소 ( Joey Comiso) 는 '얇은 얼음은 두꺼운 얼음보다 훨씬 빨리 녹아 없어질 것이다. 평균적인 북극해의 얼음의 두께는 감소추세이다.... 북극해의 여름 해빙은 이번 세기에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나사 및 NSDIC 에서 이런식으로 보도자료를 낸 이유는 일부 언론들의 보도 내용 때문인 것 같은데 2012 년 대비 2013 년에 북극해의 해빙이 증가한 것은 지난 30 년 이상 데이터를 보건대 놀랄 일도 아니며 감소 추세에 반전이라고 보기에 어렵다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진짜 반전 추세라면 매년 변동성이 있는 기후의 특징상 향후 5 년 10 년 데이터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북극해의 해빙이 감소 추세라는 것도 30 년 이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만약 관측 결과상 진짜 증가세로 반전되었다면 그렇게 데이터를 해석해야 겠지만 아직 그렇게 말하기는 어려운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권위 있는 공공 과학 기관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자 현재 이를 연구 중인 과학자들의 인터뷰를 실어 가면서 보도 자료를 내더라도 자극적인 기사를 좋아하는 언론의 특징상 크게 보도 될 가능성은 적습니다. 왜냐하면 눈길을 확 끄는 자극적인 기사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이 아니라 그냥 기삿거리일테고 정확성 따위는 부차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과학적으로 신뢰도 높은 보도자료는 사람들이 잘 안보는데 타블로이드 저널리즘류의 기사는 많이 이들이 보게 된다는 점이겠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