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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2일 목요일

육지를 넘본 사지형류 - 아칸토스테가와 이크티오스테가





(Acanthostega gunnari, pencil drawing, digital coloring, Nobu Tamura (http://spinops.blogspot.com))

(Ryan Somma - Acanthostega gunnari)


 틱타알릭의 시대로부터 1000만년 정도 후인 3억 6500만년 전의 얕은 강가와 호수에는 보다 양서류에 가까운 사지형류가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현생 양서류와 다소 다르긴 하지만, 몇 가지 유사한 특징을 지녀 슬슬 사지형류가 육지로 상륙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시기 등장한 아칸토스테가(Acanthostega)와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가 물속에서 사지 동물의 특징을 진화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제 책인 포식자에서는 설명을 생략했지만, 여기서는 소개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칸토스테가는 20세기 중반에 발견된 사지형류로 몇 가지 흥미로운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략 60cm 정도 되는 몸길이의 중형 사지형류인데, 발가락이 8개라는 점이 이색적입니다. 하지만 이 발가락은 얕은 물가에서 물갈퀴를 이용해서 이동하는데 최적화된 것으로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아칸토스테가의 다리 부분을 보면 앞다리나 뒷다리 모두 손목/발목에 해당되는 관절이 없이 그냥 뼈가 요골과 척골에 붙어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이 다리를 걷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물속에서 헤엄치는 용도로만 사용했다는 증거입니다. 


 여기에 아칸토스테가의 부실해 보이는 갈비뼈 (위의 골격도 참조)와 사지 골격은 육지에서 걷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따라서 아칸토스테가는 평생을 물속에서 살았던 초기 사지형류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칸토스테가는 폐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서로 상충되는 부분인 것 같지만, 사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설명한 다른 사지형류처럼 아칸토스테가도 산소 농도가 낮은 데본기 후기의 환경에 적응해 폐를 진화시킨 것 같습니다. 이런 능력은 특히 말라가는 작은 웅덩이나 탁한 물속에서 진가를 발휘해 다른 물고기가 숨쉬기 힘든 상황에서도 아칸토스테가는 쉽게 숨쉬면서 사냥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는 두개골입니다. 


(아칸토스테가의 두개골. 


 아칸토스테가의 머리 골격은 어류보다는 사지 동물을 더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빨 배열 역시 당시의 어류와 반대로 안쪽에 작은 이빨이 여러 개 있고 외부에 큰 이빨이 몇 개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먹이를 흡입하거나 물과 함께 삼키기보다는 사지동물처럼 입으로 집거나 혹은 물어서 먹는데 유리한 구조입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아칸토스테가는 얕은 물가나 혹은 늪지, 습지에서 사는 동물로 폐호흡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말라가는 물에서도 문제 없이 숨쉴 수 있었으며 여기서 움직이기 힘든 다른 생물체를 사냥했을지 모릅니다. 이 방식은 현생 생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걷는 상어라고 불리는 에퍼렛 상어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조수 간만의 차이를 이용해서 사냥을 합니다. 어쩌면 사지 형류의 중요한 사냥 방법 중 하나였을지도 모릅니다. 



(동영상) 


 물론 이들이 정확히 어떤 방법으로 사냥을 했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물고기와 다른 여러 가지 골격 구조 및 폐호흡 능력은 사지형류가 일반적인 어류와는 다른 방법으로 사냥을 했음을 시사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아칸토스테가보다 더 대형인 사지형류인 이크티오스테가는 육지에서 몸을 지탱하는 데 더 유리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몸길이도 1.5m 정도로 현재의 가장 큰 도룡룡과 비슷한 수준인 이크티오스테가는 육지로 점점 가까이 다가서는 사지형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크티오스테가의 골격 구조. 




(이크티오스테가의 복원도. 


 이크티오스테가는 7개의 발가락과 좀더 잘 발달된 앞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갈비뼈 역시 좀 더 튼실하기 때문에 육지에서도 몸을 지탱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뒷다리의 형태가 다소 부실해 네 발로 걷기는 좀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물개처럼 걷지는 못해도 기어다닐 능력은 충분히 있었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크티오스테가가 더 덩치가 크기 때문에 늪지나 건기에 말라가는 습지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런 형태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크티오스테가나 아칸토스테가는 상당히 양서류에 근접했기 때문에 양서류 진화 직전 단계의 사지형류의 모습을 보여주는 화석으로 가치가 높습니다. 


 본격적인 양서류 이야기를 하기 전에 흥미로운 곁가지를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참고 


Boisvert, Catherine A. (2005). "The pelvic fin and girdle of Panderichthys and the origin of tetrapod locomotion". Nature. 438 (7071): 1145–1147.

Stephanie E. Pierce; Jennifer A. Clack; John R. Hutchinson (2012). "Three-dimensional limb joint mobility in the early tetrapod Ichthyostega". Nature. 486: 524–527. 

Mosher, Dave (May 23, 2012). "Evolutionary Flop: Early 4-Footed Land Animal Was No Walker?". National Geographic News. Retrieved 4 Novemb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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