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5억3천만 년 전 살았던 미스터리 생물의 정체


(The hyolith Haplophrentis extending the tentacles of its feeding organ (lophophore) from between its shells. The paired spines, or 'helens', are rotated downwards to prop the animal up off the ocean floor. Credit: Artist: Danielle Dufault. © Royal Ontario Museum)

(Dorsal view of specimens, anterior to the top. Detail and whole specimen. ROM59943.1, H. carinatus from Stanley Glacier (Kootenay National Park, B. C.), showing partially extended lophophore, with tentacles beyond the operculum margin. Credit: © Royal Ontario Museum)


 고생대의 시작인 캄브리아기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는 명칭이 붙을 정도로 다양한 다세포 생물이 등장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 현생 동물문의 대부분이 출현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생물이 등장했다가 사라졌고 이중에는 현생 동물과의 연관성이 모호한 그룹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발견 이후 논쟁이 되어왔던 종류로 히올리스(Hyolith)가 있습니다. 원뿔형의 껍데기를 가진 생물로 분류학상 어떻게 분류할지를 두고 논쟁이 되어왔던 독특한 생물입니다. 약관 20세에 불과한 토론토대학의 조셉 모이쉐(Joseph Moysiuk)는 네이처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서 히올리스가 사실 완족류 (Brachiopods)에 속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히올리스는 아래와 위 두 개의 단단한 껍질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이 과거 의심되었듯이 연체동물에 가까운 그룹이 아니라 완족류에 가까운 그룹이라는 증거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크기의 껍데기와 더불어 입 주위에 있는 독특한 부속지가 중요한 근거입니다. 


 완족류는 조개류(이미패류)와 비슷하게 두 개의 껍질을 가지고 있지만, 붙어있는 방향이 서로 다르고 껍질의 크기도 서로 달라서 구분이 가능합니다. 과거 고생대에 크게 번성한 무리로 이들이 고생대 초기인 5억 3천 만년 전에 등장했다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상당히 독특하게 붙어있는 껍질과 부속지가 완벽하게 보존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히올리스의 분류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히올리는 단지 원뿔형의 껍질을 가진 고대 생물로 인식되었습니다. 


 뚜껑에 해당되는 다른 껍질과 주변 부속지가 있는 완벽한 화석이 발견된 것은 캄브라이기 화석이 대거 발견된 버제스 혈암군에서 40km 떨어진 코테나이 국립 공원(Kootenay National Park)에서였습니다. 이 화석을 통해서 마침내 히올리스의 실제 모습이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물론 그 모습은 마치 외계에서 온 생물처럼 매우 독특합니다.


 캄브리아기는 다세포 동물이 온갖 디자인의 몸을 들고나와 경쟁하던 생물학적 실험의 기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살아남은 생존자는 최적의 몸구조를 후손에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히올리스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보면 기괴한 구조지만, 당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Joseph Moysiuk et al, Hyoliths are Palaeozoic lophophorates, Nature (2017). DOI: 10.1038/nature2080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