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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1일 토요일

곤충 체내에 항생제를 만드는 장내세균이 있다?



(Cotton leafworm, Spodoptera littoralis. Credit: S. Thiessen, MPI for Chemical Ecology)


 거의 절반 정도 되는 곤충이 일생의 전부 혹은 일부 기간 동안 초식을 합니다. 초식은 자연에서 가장 흔한 일차 생산자를 먹이로 삼는 방식으로 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모든 초식 동물이 사실 스스로 셀룰라아제를 분비해서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작은 흰개미부터 코끼리처럼 대형 포유류까지 모두 장내 미생물의 힘을 빌어 분해가 쉽지 않은 셀룰로스 같은 섬유질을 영양소로 바꿔 섭취합니다. 사실 초식 동물은 그 자체로 장내 박테리아와의 공생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장내 미생물이 하는 일이 단순히 섬유질을 분해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내 미생물은 공생하는 숙주의 장내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대사 전반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곤충은 어떨까요? 


 작물의 잎을 갉아먹는 중요한 해충 가운데 하나인 담배거세미나방의 유충은 장내 세균의 도움으로 잎의 섬유질을 분해합니다. 하지만 잎을 갉아먹는 과정에서 먹이가 되는 잎만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균 역시 같이 먹게 됩니다. 이 작은 유충은 어떻게 이를 방어할까요. 


 인간의 경우 장내 미생물의 도움도 받지만 강력한 위산을 분비하는 위에서 대부분의 세균이 죽이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애벌레가 그런 복잡한 기능을 하는 장기까지 가질 수는 없는 것이죠. 따라서 과학자들은 장내 미생물이 방어의 일부를 담당할 것으로 생각해왔으나 구체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습니다. 


 중국 저장 대학 및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담배거세미나방의 애벌레가 지닌 장내구균(Enterococcus species) 가운데 하나인 E. mundtii 가 다른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항생물질을 내놓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mundticin KS 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다른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해 E. mundtii가 장내 세균의 중심이 되도록 만듭니다. 따라서 나이가 많이든 애벌레일수록 더 많은 비율의 E. mundtii를 가지고 있습니다. 


 박테리아 입장에서는 자신이 살기 위한 방편이지만, 결국 이와 같은 기전은 다른 외부 세균이 쉽게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중요한 기전이 되어 숙주인 애벌레를 돕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세균들이 지닌 항생물질이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 개발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 


Cell Chemical Biology, "Symbiont-derived antimicrobials contribute to the control of the lepidopteran gut microbiota" http://www.cell.com/cell-chemical-biology/fulltext/S2451-9456(16)30438-X , DOI: 10.1016/j.chembiol.2016.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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