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쥐라기 중기 곤충의 울음 소리를 복원하다.



 (Fossilized wings and phylogenetically informed predictions of carrier frequency. Credit: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6). DOI: 10.1073/pnas.2615107123)

​

​

1억 6500만년 전 쥐라기 중기 숲에는 분명 공룡이 존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당시에도 곤충이 훨씬 많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시 숲길을 가면 공룡보다 곤충 울음소리를 먼저 듣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중국 쓰촨농업대학교(Sichuan Agricultural University) 농림대학(College of Agronomy)의 준지에 구 (Jun-Jie Gu)와 동료 과학자들은 화석을 통해 쥐라기 곤충의 울음소리를 재구성했습니다. 연구팀은 귀뚜라미와 여치(메뚜기와 비슷한 곤충)의 쥐라기 시대 친척들이 냈을 울음소리를 복원하기 위해 중국 내몽골의 약 1억 6500만 년 전 쥐라기 중기 지층에서 발견된 여치류 9종의 화석 날개 20개를 조사했습니다.

​

연구팀은 반대쪽 날개의 긁는 돌기가 마찰하면서 소리를 내는 미세한 이빨 모양의 돌기를 자세히 분석했는데, 이 돌기 사이의 간격과 진동하는 날개 면적의 크기에 따라 소리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해당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게재 되었습니다 .

​

연구팀은 모든 화석 날개의 구조를 측정한 후 이 정보를 현대 곤충 데이터 및 종 간의 관계와 함께 컴퓨터 모델에 입력하여 각 곤충의 울음소리의 주파수와 기본 구조를 파악했습니다. 그런 다음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울음소리 발생 빈도를 추정하여 가상의 쥐라기 시대 음향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

연구 결과는 풍부한 음향 환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연구 대상이 된 많은 종들은 일부 현존하는 귀뚜라미와 유사하게 약 5kHz(킬로헤르츠) 정도의 울음소리를 냈습니다. 이는 당시 곤충들도 현재와 비슷한 짝짓기 목적으로 소리를 냈다는 점을 사사합니다.

​

하지만 시그마보일루스 페레그리누스(Sigmaboilus peregrinus)라는 한 종은 20킬로헤르츠 이상의 고주파 초음파를 발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박쥐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곤충들이 초음파 신호를 사용해 왔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에 중요한 발견입니다.

​

이전까지 박쥐는 초음파 통신 진화의 주요 원동력으로 자주 거론되어 왔습니다. 물론 박쥐는 초음파 파장도 들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파수대가 높을 수록 소리가 멀리 퍼지지 않기 때문에 박쥐처럼 청각이 매우 예민한 포식자에게서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쥐가 등장하기 전에도 귀가 좋은 포식자는 있었을지 모릅니다.

​

참고로 실제 소리를 듣고 싶으신 경우 아래 논문에서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뭔가 소리는 그때도 엄청 다르진 않았게다는 느낌입니다.

​

참고

​

논문 링크: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615107123

​

Publication details

Jun-Jie Gu et al, Reconstruction of an extinct soundscape reveals ultrasonic communication in the Jurassic,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6). DOI: 10.1073/pnas.2615107123

​

https://phys.org/news/2026-08-reconstructed-jurassic-insect-evoke-million.html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어 비늘을 흉내낸 항공기 스킨 - 에어로샤크

  (출처: 루프트한자 그룹) ​ ​ 몇년 전 소개드린 바 있는 에어로샤크(AeroSHARK)가 유럽 항공 안전국(EASA)으로부터 에어버스 A330-300에 탑재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 적용 범위를 확장하게 됐습니다.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항력을 낮추는 에어로샤크는 가벼운 필름 형태로 부착해서 항공기의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658782756 ​ 항공기를 잡아당기는 항력 (drag)은 항공기의 연료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객기의 알루미늄 합금 동체는 만져보면 매끄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표면은 미세하게 거친 상태입니다. 비행기가 시속 890km의 속도로 대기를 뚫고 나아갈 때 얇은 공기층이 동체에 달라붙는데, 표면과 이 공기층 사이에는 약 1밀리미터 두께의 아주 작은 틈이 있습니다. 점성 하층이라고 불리는 이 틈은 소용돌이가 무질서하게 뒤섞인 공기 덩어리입니다. ​ 이 얇은 난류층은 표면 마찰 항력을 발생시킵니다. 이는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약 50%를 차지하며, 성능과 비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어는 수억 년 전부터 기발한 방법으로 물속에서 항력을 낮춰왔습니다. 상어는 작고 이빨처럼 생긴 비늘인 피부치상돌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상어의 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이 작은 돌기들은 물이 상어의 몸 위로 흐를 때, 미세한 소용돌이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막습니다. 이렇게 하면 난류가 억제되어 상어가 빠르고 부드럽게 헤엄칠 수 있게 됩니다. ​ ​ 에어로사크는 자연의 디자인을 모방하여 유사한 효과를 냅니다. 이는 상어 이빨 능선의 기하학적 구조와 높이, 간격을 흉내낸 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홈이 새겨진 인공 고분자 필름입니다. 이 얇은 필름을 비행기 동체에 붙으면 비행당 연료 소비량과 배출량을 1% 줄일 수 있으며, 날개와 꼬리날개에도 붙인 경우 최대 2%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디스커버 항공은 자사의 에어버스 ...

벽돌 속에 전기를 저장하는 코팅

  ( Red brick device developed by chemists at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lights up a green light-emitting diode. The photo shows the core-shell architecture of a nanofibrillar PEDOT-coated brick electrode. Credit: D'Arcy laboratory, Department of Chemistry,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를 24시간 차질 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 (예를 들어 병원, 금용기관, 중요 산업 시스템 및 기타 갑자기 시스템을 중지할 수 없는 분야)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저장 장치 (ESS)의 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처럼 에너지 생산량 변동이 심한 에너지원이 보급되면서 값싸고 안전하게 대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대학 줄리오 다르시 ( Julio D'Arcy )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평범한 벽돌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의 접근법은 전기가 통하는 폴리머 소재인  PEDOT를 코팅해 벽돌 자체를 슈퍼 커패시터 (콘덴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화학 배터리 대신 슈퍼 커패시터에 전기를 저장하는 연구는 일찍부터 있어왔지만, 흔한 벽돌 소재의 슈퍼 커패시터는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벽돌에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시도 역시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개 열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전기 자체를 저장하는 방식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592595133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인 크기의 벽돌에 PEDOT 소재를 코팅할 경우 최대 10분 정도 LED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