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항생제 내성균에 듣는 약을 찾는 AI

 

폐렴구균(肺炎球菌, pneumococcus) 연쇄상구균속에 속하는 그람 양성균으로. 평상시에는 상기도나 코 안에서 상주하나 면역이 약화된 경우 폐렴과 뇌수막염을 포함해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입니다. 그리고 다른 세균과 마찬가지로 폐렴구균 역시 항생제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내성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에게 점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부교수이자 영국 왕립학회 울프슨 펠로우인 페드로 J. 발레스터 (Pedro J. Ballester, associate professor at Imperial College London and Wolfson Fellow of the Royal Society in the United Kingdom) 연구팀은 AI를 이용해서 이미 알려진 약물 7000종 가운데 폐렴구균에 효과적일 수 있는 약물을 조사했습니다.

이렇게 기존의 약물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는 연구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확인이 가능하고 이미 승인 받은 약물이라 임상에 적용하는 것도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후보 약물의 화학 구조를 일일이 비교해서 어떤 약물이 가능성이 높은지 확인하는 일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하기에는 너무 고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입니다. AI는 이 문제에 대한 가장 유망한 해결책입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AI 모델을 이용해 항생제 내성 폐렴 구균에 대한 약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을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폐렴구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분자 데이터 세트와 다른 내성균에 효과가 없는 분자 데이터 세트를 활용하여 세 가지 학습 알고리즘(의사결정 트리 앙상블, 그래프 신경망 앙상블, 시퀀스 기반 트랜스포머 앙상블)을 훈련시켰습니다. (각각 수억 개의 분자 데이터로 사전 훈련됨). 이러한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하여 약 7,000개의 후보 약물에 대한 폐렴구균 억제 효과를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약 7,000개의 후보 물질 중 11개가 실험적 검증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중 9개의 화합물이 폐렴구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가장 효과가 뛰어난 두 가지 기존 약물 중 하나는 내성 폐렴구균 균주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 가지 서로 다른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결과, 후보 약물 선정 과정에서 각 모델들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여 개별적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선별된 약물 가운데 극히 일부만 효과가 있어도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I의 훈련 비용이 갈수록 저렴해지고 성능이 우수해지는 만큼 앞으로 성과가 기대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6-09-drugs-resistant-strains-ai-advances.html

Artificial intelligence-guided phenotypic drug repurposing against Streptococcus pneumoniae, Advanced Science (2026). DOI: 10.1002/advs.7695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