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us from Mariner 10. Credit: JPL engineer Kevin M. Gill)
금성은 물리적 크기와 질량이 지구와 가장 유사한 형제 행성이지만, 여러 모로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와 뜨거운 표면, 높은 압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매우 느린 역행성 자전방향과 위성이 없다는 점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금성 역시 지구처럼 다른 원시 행성과 충돌로 인해 자전 방향과 속도가 크게 바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위성이 생성되었다가 파괴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생성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스티븐 R. 케인(Stephen R. Kane)이 이끄는 연구팀은 금성의 자전 속도, 가상의 위성 질량, 금성과의 궤도 거리, 내부 조석 마찰 등 다양한 데이터를 컴퓨터 모델에 입력해 위성이 존재했을 경우 어떤 운명을 겪었을지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결국 금성이 한때 지구의 달처럼 큰 위성을 지녔다고 해도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만약 위성이 달 정도 질량이고 금성의 초기 자전 속도가 12시간 이내로 빨랐다면 45억 년 간 생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자전 속도가 15시간 이상일 경우, 달보다 질량이 클 경우에는 안쪽 궤도로 이동하면서 결국 위성이 파괴되는 로슈 한계에 도달해 3천만년에서 17억 년 사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입니다. 이 경우 위성은 파괴된 후 한동안 고리로 존재했다가 지표로 파면이 낙하해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흥미롭게도 화성의 위성과 비슷한 운명입니다. 화성의 두 위성, 특히 포보스는 결국 미래에 로슈 한계에 도달해 산산조각이 난 후 일시적으로 고리를 만들었다가 화성 표면으로 낙하하면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실제 금성의 위성이 존재했다면 이와 비교해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Stephen R. Kane et al, Tidal Demise: The Evolution and Fate of a Hypothetical Venus Moon, arXiv (2026). DOI: 10.48550/arxiv.2608.2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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