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of a Miracinonyx trumani chasing after a Saiga antelope. Credit: Velizar Simeonovski)
빙하기 북미 대륙에는 추운 기후에 적응한 날렵한 고양잇과 사냥꾼인 미라시노닉스 트루마니(Miracinonyx trumani)가 살고 있었습니다. 흔히 아메리카 치타로 알려진 이 미라시노닉스는 날씬한 몸매와 긴 앞다리로 플라이스토세 북아메리카의 탁 트인 지형을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미라시노닉스 트루마니 성체는 평균적으로 몸무게가 약 68kg, 키는 약 0.9m, 꼬리 끝까지 길이는 약 2.4m에 달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치타와 비슷한 체격과 외모에도 과학자들은 미라시노닉스 트루마니가 육상에서 먹이를 추격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앞다리로 먹이를 움켜쥘 수 있는 다재다능한 포식자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의 몰리 카사트-존스톤(Molly Cassatt-Johnstone, a Ph.D. candidate in the Paleogenomics Lab at UC Santa Cruz)은 유콘 준주처럼 북쪽 지역에서 발견된 미라시노닉스 화석의 핵 고유전체와 안정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사실 미라시노닉스가 치타가 아닌 퓨마의 친척으로 260만년 전 갈라져 나왔으며 북극 환경에 적응해서 흑곰처럼 물고기를 잡아먹는 재주 많은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미라시노닉스의 서식 범위가 기존의 범위보다 북쪽으로 20도 정도 높은 고위도 지역까지 뻗어 있었고 남쪽의 온대 초원 지대에 살던 개체군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팀은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특정 유전자에서 기능 상실 돌연변이를 발견했는데, 이는 이들이 북위도 지역의 극심한 여름과 겨울의 일조량 변화에 적응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유전자를 분석한 화석 샘플은 23,000-31,00년 전의 것인데 당시는 극도로 추운 빙하기 였습니다. 계절 변화가 큰 고위도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특별하게 적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특별한 적응은 먹이에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 연어 같은 회유성 어류에 상당히 의존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입니다. 화석의 성분을 분석하면 고기보다 생선을 주로 섭취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고양잇과 동물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미라시노닉스가 신맛을 느끼는 수용체를 코딩하는 유전자가 결여되었다는 것입니다. 고양잇과 동물들이 단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신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으로 매우 독특한 식단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와이오밍과 유콘 지역에 서식했던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친척인 퓨마와는 달리, 이들은 근친교배나 급격한 유전적 병목 현상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멸종한 것이 아니라 서서히 멸종해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기후 변화가 가장 그럴 듯한 설명입니다.
아무튼 미라시노닉스가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다면 아마도 가장 독특한 고양잇과 동물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9-cheetah-ancient-dna-reveals-arctic.html
University of California, Range and diet diversity in the Pleistocene American "cheetah", Miracinonyx trumani, Current Biology (2026). DOI: 10.1016/j.cub.2026.07.072. www.cell.com/current-biology/f … 0960-9822(26)01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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