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행성 PSO J318.5-22 의 상상도 Artist's conception of PSO J318.5-22. (Credit: MPIA/V. Ch. Quetz))
국제 천문학자 팀이 저 먼 우주를 홀로 떠돌아 다니는 외계 행성을 새로 발견했다고 합니다. 떠돌이 행성 (Rogue planet) 은 모항성 없이 우주를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는 외로운 외계 행성들로 지금까지 그 존재가 극소수만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외계 행성을 찾는 방법은 모항성이 중력 상호 작용으로 흔들리거나 혹은 그외 별빛을 가리는 등 모항성 과의 연관 작용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매우 어두워서 직접 촬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더구나 떠돌이 행성의 경우 아예 빛을 반사할 수 있을 만큼 모항성의 빛을 받지도 않기 때문에 이를 직접 관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로 생각됩니다.
하와이에 위치한 Pan-STARRS 1 (PS1) wide-field survey 망원경은 이 흔치 않은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지구에서 약 80 광년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 PSO J318.5-22 라는 특이한 천체였습니다. 본래 판스타스 연구팀이 밝히고자 했던 것은 일반적인 항성 (별) 보다 훨씬 어두운 천체인 갈색 왜성이었습니다.
별이 되려다 실패한 천체로 불리는 갈색 왜성은 일반적으로 목성 질량의 13 배에서 80 배 사이 정도 되는 가스 천체로 지속적인 수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만큼의 질량이 부족해 항성에 비해 아주 작은 에너지만 내놓습니다. 그런 만큼 어두워서 찾기 쉽지 않지만 최근에는 관측 기술의 발달로 점점 그 존재가 잘 알려지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Pan-STARRS 1 (PS1) 이 관측한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천체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사실 갈색 왜성의 질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말 작은 행성급 천체인 PSO J318.5-22 였습니다. 그 질량은 목성의 6.5 배 수준에 불과해서 행성의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PSO J318.5-22 의 직접 관측 결과 Multicolor image from the Pan-STARRS1 telescope of the free-floating planet PSO J318.5-22, in the constellation of Capricornus. The planet is extremely cold and faint, about 100 billion times fainter in optical light than the planet Venus. Most of its energy is emitted at infrared wavelengths. The image is 125 arcseconds on a side. Credit: N. Metcalfe & Pan-STARRS 1 Science Consortium)
이 연구의 데이터 분석을 맡고 있는 유진 마그니어 박사 (Dr. Eugene Magnier of the Institute for Astronomy at the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종종 천문학자들이 천체 관측을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하는데 이번 경우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아낸 경우라고 언급했습니다. 연구팀이 분석한 사진은 아이폰 사진 6 만장을 매일 저녁마다 찍는 수준으로 총 4000 TB 의 데이터 베이스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디지털 영화, 음악, 책을 합친 것 보다 많은 정보량입니다. 이점도 사실 놀라운 부분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찾아낸 떠돌이 행성 PSO J318.5-22 는 표면 온도가 1,160 ± 30/40 K 에 달해서 일반적인 행성 보다는 훨씬 뜨겁습니다. 그점 때문에 이렇게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인데도 관측이 가능했던 것이죠. 다만 주 에너지는 적외선 영역에서 나오기 때문에 가시광선 영역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금성의 1000 억 분의 1 에 불과합니다.
이 행성은 아마도 만들어진지 얼마 안되는 가스 행성인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이 떠돌이 행성이 Beta Pictoris moving group 라는 항성 그룹에서 1200 만년전 다른 별들과 가스 성운에서 같이 만들어져 떠돌이가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그렇게 식지 않은 것이죠. 천문학자들이 이를 발견한 것은 정말 운이 좋기도 했지만 무지막지하게 많은 데이터를 분석한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캐나다, 그리고 하와이의 천문학자들은 PSO J318.5-22 를 면밀히 관측하고 분석해 이 외계 행성이 비교적 최근에 생성된 것이고 표면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추정했습니다. 외계 행성의 이미지를 직접 얻는 것은 보통 매우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떠돌이 행성이라면 더 힘들겠죠. 이 경우는 사실 과학적인 쾌거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힘든 일을 해낸 셈입니다. 흔치 않은 경우죠.
과연 이 외계 행성도 우리 태양계의 목성이나 토성처럼 대형 위성들을 거느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유로파 같은 위성들이 있다면 내부에는 바다가 있고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요 ? 그건 우리가 지금 알 수 없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우주 어디엔가는 우리가 상상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겠죠. 혹시 이런 떠돌이 행성이 태양계 같은 행성계 안으로 침범하면 어떻게 될 까요. 역시 우리가 지금으로썬 상상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덧. 그런데 모 국내 인터넷 언론사에서 깡패 행성이라는 이상한 제목을 올렸네요. 제목 뽑는 센스가..... )
참고
Journal Reference:
- Michael C. Liu, Eugene A. Magnier, Niall R. Deacon, Katelyn N. Allers, Trent J. Dupuy, Michael C. Kotson, Kimberly M. Aller, W. S. Burgett, K. C. Chambers, P. W. Draper, K. W. Hodapp, R. Jedicke, R.-P. Kudritzki, N. Metcalfe, J. S. Morgan, N. Kaiser, P. A. Price, J. L. Tonry, R. J. Wainscoat. The Extremely Red, Young L Dwarf PSO J318-22: A Free-Floating Planetary-Mass Analog to Directly Imaged Young Gas-Giant Planets.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2013; (in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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