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텔과 ARM 진영은 모바일 시장을 두고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 사정을 생각하면 인텔이 ARM 계열 칩을 생산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그것이 현실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인텔이 알테라의 64 비트 쿼드코어 ARM 칩을 자사의 14 nm Tri Gate 프로세스에서 양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죠. 아무리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관심이 많다지만 자사의 최신 공정을 다른 회사의 파운드리로 제공한다는 점은 사실 파격적입니다. 그것도 ARM 칩에 말이죠.
사실 고성능 ARM 칩을 인텔에서 양산했던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몇번 과거 ARM 과 인텔의 역사에서 언급했듯이 인텔 역시 다양한 비 x86 계열 프로세서를 생산한 역사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ARM 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스트롱암/ Xscale 입니다. 당시 인텔이 생산한 이 ARM 칩들은 초기 스마트폰과 PDA 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인텔이 당시 아톰이라는 다른 옥동자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ARM 에서 데려온 자식인 Xscale 은 매각되었고 (2006 년) PDA 및 스마트폰 CPU 시장에서 인텔의 존재는 그렇게 사라지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꽤 아쉬운 일이었겠지만 아무튼 이미 일어난 일을 돌릴 수는 없는 일이죠. 인텔은 그 이후로 자사의 아톰 기반 AP 를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시키려고 노력 중이지만 아직 신통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텔이 다시 ARM 칩을 생산하게 된 것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서 입니다. 알테라는 인텔 파운드리의 중요한 고객인데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주로 산업용으로 쓰이는 임베디드 프로세서와 주문형 반도체인 FPGA 제조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주요 팹리스 반도체 회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회사의 발표에 의하면 새로운 Stratix 10 system-on-a-chip 은 쿼드 코어 64 bit ARM Cortex-A53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인텔의 14 nm 공정 팹에서 제조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점은 2014 년으로 아마도 이 시기 다른 회사에서도 쿼드 코어 64 비트 ARM 칩들을 내놓겠지만 14 nm 공정 제품은 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플, 삼성, 퀄컴, 엔비디아 등이 긴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회사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 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죠. 이 회사는 인텔의 경쟁자도 아니고 다른 모바일 칩 메이커의 경쟁자도 아닙니다. 이 칩은 FPGA (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시장을 타겟을 등장할 것이고 이 회사들과 경쟁할 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최신 공정을 ARM 파운드리를 위해 열어준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2006 년 전까지 인텔은 가장 강력한 ARM 칩을 양산했습니다. 이제 8 년 만에 다시 ARM 칩을 양산하게 된 인텔 내부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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