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이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본래 케플러 미션이 찾고자 했던 것 - 즉 지구 크기의 암석 외계 행성 - 을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위치는 지구와 비슷한 궤도가 아니라 모항성에 너무 가까이 있는 '불타는 지구' 같은 외계 행성이었습니다. 외계 행성 케플러 78b (Kepler - 78b) 는 지구보다 지름이 20% 더 큰 정도인 행성이지만 수성보다 태양에 40 배 이상 가까이서 모항성을 공전하고 있습니다.
(외계 행성 케플러-78b 의 컨셉 아트 Kepler-78b is a planet that shouldn't exist. This scorching lava world, shown here in an artist's conception, circles its star every eight and a half hours at a distance of less than one million miles. According to current theories of planet formation, it couldn't have formed so close to its star, nor could it have moved there. Credit: David A. Aguilar (CfA) )
이 외계 행성은 백조자리 방향으로 대략 400 - 7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모성인 KIC 8435766 혹은 케플러-78 은 태양과 비슷한 G type 항성으로 주변에 태양처럼 행성을 거느리고 있지만 위치는 태양계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곳입니다. 케플러-78b 의 공전 궤도는 아마도 0.01 AU (약 150 만 km) 안쪽으로 공전 주기 역시 8.5 시간에 불과합니다. 이 수준이면 거의 인공 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입니다.
실제로 케플러 - 78b 는 모항성의 중심에서 반지름 R 의 2.7 배 거리나 혹은 표면에서 항성 반지름 1.7 배 정도 되는 거리를 공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구로 치면 반지름 6400 km 이니 10880 km 상공에서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케플러-78 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케플러 78b This illustration compares our Earth with the newly confirmed lava planet Kepler-78b. Kepler-78b is about 20 percent larger than Earth, with a diameter of 9,200 miles, and weighs roughly 1.8 times as much as Earth. Credit: David A. Aguilar (CfA) )
이 외계 행성이 처음 포착된 것은 지난 2013 년 8월이었는데 최초에 이를 발견한 MIT 팀을 비롯하여 여러 천문학자들이 공동으로 이를 연구한 결과 매우 상세한 데이터가 얻어질 수 있었습니다. 일단 관측에 유리한 위치 덕에 그 크기와 공전 궤도, 주기 등이 매우 정확하게 측정되었습니다.
이에 의하면 케플러-78b 는 지구보다 20% 정도 지름이 더 크며 무게는 대략 1.8 배 정도 더 나갑니다. 밀도는 지구와 비슷한 5.3 g/㎤ 였습니다. (지구는 5.5 g/㎤) 이 밀도는 내부에 지구처럼 주로 철로 되어 있는 핵이 있고 나머지는 주로 암석 성분이라고 가정하면 설명할 수 있는 밀도입니다. 한마디로 수백광년 저 멀리 있는 지구와 닮은 행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닮은 것은 속이고 겉모양은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케플러-78b 와 지구의 크기 비교 This illustration compares our Earth with the newly confirmed lava planet Kepler-78b. Kepler-78b is about 20 percent larger than Earth, with a diameter of 9,200 miles, and weighs roughly 1.8 times as much as Earth. Credit: David A. Aguilar (CfA) )
케플러-78b 의 표면은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엄청나게 뜨거운 상태입니다. 지구처럼 규산염 기반의 지각을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 용융상태로 사실상 용암의 바다를 - 마치 맨틀이 드러나 있거나 마그마 상태 같은 - 이루고 있을 것입니다. 지구처럼 물의 행성이 아니라 용암의 행성인 셈이죠. 설령 물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은 다 증발되어 사라진 상태일 것입니다. 예상되는 표면 온도는 2,300 K(2,030 °C) 에서 3100K(2,830 °C) 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외계 행성이 왜 이렇게 가까운 위치에서 모항성을 공전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는 상태입니다. 아무튼 모항성에서 너무 가깝기 때문에 사실 그 운명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30 억년 이내로 이 행성은 모항성에 삼켜져 별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습니다.
추후 관측에 따라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Nature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Francesco Pepe, Andrew Collier Cameron, David W. Latham, Emilio Molinari, Stéphane Udry, Aldo S. Bonomo, Lars A. Buchhave, David Charbonneau, Rosario Cosentino, Courtney D. Dressing, Xavier Dumusque, Pedro Figueira, Aldo F. M. Fiorenzano, Sara Gettel, Avet Harutyunyan, Raphaëlle D. Haywood, Keith Horne, Mercedes Lopez-Morales, Christophe Lovis, Luca Malavolta, Michel Mayor, Giusi Micela, Fatemeh Motalebi, Valerio Nascimbeni, David Phillips, Giampaolo Piotto, Don Pollacco, Didier Queloz, Ken Rice, Dimitar Sasselov, Damien Ségransan, Alessandro Sozzetti, Andrew Szentgyorgyi, Christopher A. Watson. An Earth-sized planet with an Earth-like density. Nature, 2013; DOI: 10.1038/nature12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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