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자주 논란이 되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치팅 문제가 갤럭시 노트 3 의 치팅 논란과 더불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갤럭시 노트 3 가 다른 스냅드래곤 800 을 사용한 기기들에 비해 벤치 마크 점수가 너무 높게 나온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부터입니다. 더불어 arstechnica 에서 진행한 벤치마크에 의하면 이는 특정 벤치마크에서 GPU/CPU 클럭을 더 올려서 점수가 더 잘나오게 만드는 특정 소스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의해서 부풀려진 점수는 최대 20% 수준이라는 것이죠.
상식적으로 같은 AP 를 사용한 기기끼리 벤치 마크 점수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은 약간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다만 같은 AP 라 할 지라도 (예를 들어 스냅드래곤 800) 기기의 상태에 따라서 발열과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클럭을 낮추는 스로틀링 기준은 기기마다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점수 차이가 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라는 기기는 열을 쉽게 배출할 수 있다면 스로틀링이 걸리는 경우가 매우 적겠죠. 또 주변 환경 (온도 등) 역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기들이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서로 조금이라도 더 다른 기기 보다 좋아보이게 만들려고 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른바 최적화 (optimization) 가 이뤄지게 되는데 어느 선까지는 특정 게임이나 어플리케이션에서 쾌적한 성능을 보장하므로 나쁜 일이라곤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사실 엔비디아나 AMD 에서 수시로 내놓는 드라이버 역시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더 끌어올리게 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드라이버 최적화가 아니라 클럭을 끌어올린 경우로 치팅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것이 갤럭시 노트 3 라는 하나의 기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난드텍에 의하면 많은 안드로이드 제조사가 이런 방식을 사용합니다.
(치팅을 하는 기기와 프로그램. 클릭하면 원본. Source : Anandtech )
재미있는 것은 치팅을 안하는 회사는 레퍼런스 기기를 만드는 구글과 엔비디아라는 사실입니다. 레퍼런스 기기를 만드는 회사 외의 회사들은 이런 치팅 혹은 최적화를 사용하는데 이유를 생각해 보면 납득이 가능합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AP 들은 성능이 비슷비슷하거나 아예 AP 자체가 스냅드래곤으로 통일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점차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사 기기의 성능을 홍보할 방법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특정 프로그램에서 클럭을 조절하는 것이겠죠. 여기에 남들도 하는데 나도 안할 수 없는 상황이 되가면서 시간이 갈수록 이 문제는 더 심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사실 벤치 마크 프로그램의 의의는 자신의 기기의 성능을 확인해서 다른 문제가 없는지 아니면 기기를 선택할 때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벤치마크 시에만 클럭을 조절하는 기기들이 늘어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극히 일부 사용자를 제외하면 벤치마크를 돌리기 위해 기기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는데 제조사들이 벤치마크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최적화든 치팅이든 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심해지자 아예 안투투 (Antutu) 에서는 치팅 벤치마크 결과를 배제하는 AnTuTu X 를 내놨습니다.
한편 제조사들은 이것이 치팅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영국 CNET 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측은 갤럭시 노트 3 의 CPU/GPU 의 클럭 주파수는 요구 환경에 따라 최대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치팅이 아니라 본래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제조사 측과 벤치마크를 진행하는 리뷰어들의 의견이 엊갈리는 가운데 일단 소비자들의 반응은 최적화라기 보단 치팅 쪽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이 논쟁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PC 시장에서도 이 비슷한 논란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벤치 마크 프로그램 자체의 신뢰성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 된바 있습니다. 아마 이제 모바일에서도 성능이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이런 논쟁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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