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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미국 - 셧다운 사태를 보는 개인적인 시각



 지난 2013 년 10월 1일부터 시작된 미국 셧다운 사태가 생각보다 장기화되 1 주일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결국 이 사태가 어떻게든 수습되긴 하겠지만 아무튼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미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 손해는 결국 정치인이 아니라 그들을 뽑아준 미국의 유권자들이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더 장기화 되면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되어 미국 정치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다른 나라까지 엉뚱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선 앞으로 어떻게 될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 셧다운 사태가 일어나고 장기화를 피할 수 없었던 데는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오늘 이야기는 이 셧다운 사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객관적인 근거를 들기는 하겠지만 주관적인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시고 보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셧다운 관련 이전 포스트 참조 


 '두개의 미국 (Two Americas)' 이라는 단어는 전 미국 상원의원이던 존 에드워드 (John Edwards) 가 2004 년 유세에서 언급한 이후 널리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 이전에도 비슷한 개념은 존재했을 것입니다. 


(참고로 당시 발언을 보면 'During the campaign of 2004, I spoke often of the two Americas: the America of the privileged and the wealthy, and the America of those who lived from paycheck to paycheck. I spoke of the difference in the schools, the difference in the loan rates, the difference in opportunity (2004 년 유세 기간 동안 저는 자주 두개의 미국을 말했습니다. : 부유하고 특권을 누리는 미국과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미국 말입니다. 저는 학교 (교육) 에서 이자에서 기회에서의 차이를 자주 이야기 했습니다.... ) 


 사실 미국 역시 2000 년대 들어서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난 수십년간 OECD 국가 대부분이 소득 불균형이 커졌는데 이는 심지어 복지 국가로 알려진 나라들 조차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참고 동영상) 


 이런 소득의 수준의 변화는 정치적으로도 보다 양극화를 불러왔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폴 크루그만 교수가 자신의 저서인 '폴 크루그먼 새로운 미래를 말하다' (The Conscience of a Liberal) 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공화당이 전에 없이 극단적인 감세 정책을 지지하게 된 배경에는 이와 같은 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부자들의 의견을 지지하는 정당이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 이전 서평 http://blog.naver.com/jjy0501/100171202304  참조)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현재 미국에는 동성 결혼, 낙태 같은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까지 겹치면서 미국의 국가적 의견이 명백히 두개로 나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의 가치는 점점 희석되고 이쪽인지 저쪽인지 분명히 갈릴 수 있는 의견들이 점점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적 양극화까지 미국 사회를 지배하면서 미국의 국론은 '깔끔하게' 칼로 벤 듯이 두개로 나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민주당과 공화당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고 하겠죠. 


 이것이 양 정당이 극한 대립을 할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만약 상대와 타협을 하게 되는 순간 당내와 지지 세력에서 인기를 심각하게 잃고 배신자가 되는 셈이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모두가 패배자가 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쉽게 타협이라는 이야기를 입에 올릴 수가 없습니다. 오마바 케어를 두고 심각한 대립에 빠진 이번 셧다운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11 년 부채 한도 조정 협상이나 2013 년 초 재정 절벽 (fiscal cliff)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조 바이든 부통령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도 이번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양보를 하는 것이 오히려 백기를 드는 것으로 이해되는 극단적인 의견 대립 속에서 다시 협상을 위해 먼저 나서서 양보하긴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은 차기 대권 행보에 더 관심이 많은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당내 지지 확보를 위해 더 쉽게 양보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공화당내 극우파라고 불리는 티파티나 오바마케어를 밀어부치길 희망하는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 역시 모두 먼저 양보할 생각이 없는 상황이고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을 지우면서까지 셧다운 사태와 부채 한도 협상 (10월 17일이 마감) 을 질질 끌고 있습니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치적으로 대통령으로써는 쉽게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반면 티파티 소속이나 성향으로 지난해 베이너 하원 의장에서 예산 협상을 통해 오바마 케어를 무산시켜야 한다고 서한을 보낸 80 명은 2014 년 선거에서도 재선이 확실시 되는 등 공화 - 민주 양당과 그 지지 세력의 대립이 극단적인 상황입니다.
 

 민주 공화 양당 지도자들은 현재의 셧다운 사태와 디폴트 위기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지지자들의 지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한마디로 무식한 치킨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똑똑한 인재들이 모였다는 미국 정치권의 판단인 것입니다. 사회 전체로 봤을 때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일인데 해당 개인의 입장이나 정당의 입장에서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이 정치적인 대립으로 전혀 그럴 이유가 없는 디폴트 상태를 맞이하게 된다면 정치권의 역풍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은 어떻게든 타협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사실 워싱턴의 정치인들도 결국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겠죠. 그러나 그 말을 쉽게 꺼낼 수 없는 지금 상황이 정말 딜레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개의 미국이긴 한데 사실 미국이라는 배가 침몰하면 모두 죽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그건 아는데 먼저 손을 내밀긴 서로 싫은게 지금 상황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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