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메모리 가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다고 경고한 지 얼마되지 않아 애플이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주로 팔리는 모델들은 기본 가격이 100-300달러 인상됐고 고가 모델은 최대 1,300달러나 가격을 올렸습니다.
흥미롭게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던 M5 Vision Pro 같은 제품조차도 가격이 인상되어, 256GB 모델의 경우 원래 3,499달러였던 것이 이제 3,699달러로 올랐습니다. HomePod과 HomePod mini 같은 제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제품 인기와 무관하게 메모리 가격 인상을 더 이상 자체 흡수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애플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했는데, 결국 AI 발 비용 증가와 메모리 가격 폭등이 본격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애플 주가는 이날 6.12% 급락해 지난 1년 간 최악의 하루를 지냈습니다. 시총 4조 달러는 유지했지만,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 애플 주식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가격 인상으로 애플 뿐 아니라 다른 기업까지 소비자 수요 위축 우려와 비용 압박 전달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애플 주식이 떨어지면 경쟁사 주식은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같이 떨어진 배경입니다.
그동안 애플은 본래 마진율이 크고 고가 프리미엄 제품이 많은데다 장기 계약을 통해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해 메모리 대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맥북 네오를 499달러에 출시하면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맥 미니는 오픈 클로 머신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맥 미니 저가 모델 단종으로 실질적 가격 인상을 한 후 이번에 엄청난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애플마저 램플레이션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른 PC 제조사(삼성 갤럭시 북, MS 서피스 등)는 이미 올해 초~중반에 상당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도 애플 만큼 충격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애플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애플은 가격을 대폭 올린 다른 PC 제조사들과 비교해서 점유율을 크게 올리면서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됐습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격에 민감한 맥북 네오 같은 저가 제품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미 11% 정도 위축이 예상되는 전 세계 PC 시장 수요 역시 추가적인 위축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아직은 이야기가 없지만, 결국 다음 번 아이폰 공개때는 같은 이유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AI발 메모리 대란이 결국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올해 PC 및 스마트 기기 시장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https://wccftech.com/apple-announces-price-increases-across-the-board-up-to-1300-prem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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