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51 - 이론적 한계보다 40배나 더 많은 물질을 흡수하는 블랙홀




 (This artist's illustration shows a red, early-universe dwarf galaxy that hosts a rapidly feeding black hole at its center. Using data from NASA's JWST and Chandra X-ray Observatory, a team of U.S. National Science Foundation NOIRLab astronomers have discovered this low-mass black hole at the center of a galaxy just 1.5 billion years after the Big Bang. It is accreting matter at a phenomenal rate — over 40 times the theoretical limit. While short lived, this black hole's 'feast' could help astronomers explain how supermassive black holes grew so quickly in the early universe. Credit: NOIRLab/NSF/AURA/J. da Silva/M. Zamani)

​

​

강한 중력으로 빛을 포함한 우주의 모든 물질을 빨아들일 수 있는 블랙홀이지만, 너무 많이 흡수하는 경우 오히려 상당한 물질을 아광속 제트로 내뿜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흡수된 물질이 블랙홀 주변 궤도에 거대한 도넛 모양 디스크인 강착 원반을 형성하는데, 강착원반의 물질이 강한 중력과 회전으로 가열되면 너무 뜨거워지면서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결국 자기장을 따라 제트의 형태로 분출되는 것입니다.

​

따라서 블랙홀이라는 이름과 달리 은하 중심 블랙홀은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밝게 빛납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물질을 흡수하는 초기 은하 블랙홀인 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입니다. 이렇게 물질을 한번에 많이 흡수하지 못하고 내뿜는 특징은 블랙홀의 급속한 성장을 막고 은하 물질의 재분배를 돕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빨아들이는 힘과 분출하는 힘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블랙홀은 크기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의 이론적 한계가 존재하며 이를 에딩턴 한계 (Eddington limit)라고 부릅니다.

​

국제 제미니 천문대 및 미 국립 과학 재단 NOIRLab의 서혜원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NSF NOIRLab astronomer Hyewon Suh)이 이끄는 연구팀은 찬드라 X선 망원경의 코스모스 레거시 서베이 (Chandra X-ray Observatory's COSMOS legacy survey)에서 포착한 초기 우주의 매우 밝은 은하 중심 블랙홀인 LID-568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습니다.

​

관측 결과 LID-568는 에딩턴 한계보다 40배나 빠른 속도로 물질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 관측 결과가 옳다면 최근 잇따라 발견되면서 기존 이론에 도전장을 던진 초기 우주의 대형 블랙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블랙홀이 더 많은 물질을 흡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초반부터 더 큰 블랙홀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

블랙홀은 대중에게도 친숙한 존재이지만,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은 미지의 천체입니다. 특히 초기 우주에서 은하 중심 블랙홀의 역할은 지금보다 중요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이렇게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추가 관측과 이론적 연구를 통해 블랙홀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더 넓어지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

참고

​

https://phys.org/news/2024-11-black-hole-early-universe-consuming.html

​

A super-Eddington-accreting black hole ~1.5 Gyr after the Big Bang observed with JWST, Nature Astronomy (2024). DOI: 10.1038/s41550-024-02402-9. www.nature.com/articles/s41550-024-02402-9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