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pollinating Christmas Bell flowers helped researchers track the wilting process. Credit: Macquarie University)
우리가 보기에 평화롭고 아름다운 꽃은 사실 식물 입장에서는 번식을 위한 전쟁입니다. 다른 꽃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화려한 꽃과 강한 향기, 그리고 꿀을 만드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단 꽃가루 받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최대한 비용을 회수하고 나머지는 버려야 합니다.
인간 입장에서는 꽃이 금방 시드는 것이 아쉽지만, 사실 식물 입장에서는 꽃에 투자된 많은 자원을 다 회수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더 아쉬울 것입니다.
맥쿼리 대학의 그라함 파이크 교수 (Honorary Professor Graham Pyke from Macquarie University)가 이끄는 연구팀은 식물이 시들어가는 꽃에서 흡수한 귀중한 자원을 나중에 어디에 활용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호주의 다년생 식물로 크리스마스 벨로 잘 알려진 (Blandfordia grandiflora)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름처럼 종 같이 생긴 꽃을 피우는 크리스마스 벨은 12월에 꽃을 피우는 특징이 있어 이 이름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크리스마스 벨이 씨앗과 열매를 맺지 못하게 방해해 꽃을 오래 피우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시들지 않은 꽃을 지녔던 크리스마스 벨은 대조군과 비교해서 다음해에 적은 양의 꽃을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식물이 꽃에서 회수한 탄수화물이나 인, 질소 같은 주요 영양분을 줄기와 뿌리에 저장한 후 이를 다음해 꽃에 다시 재투자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눈에 아름답기만한 꽃도 사실 식물 입장에는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1-wilt-energy.html
G. H. Pyke et al, Why do flowers wilt?, Plant Biology (2024). DOI: 10.1111/plb.1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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