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5300년전 아이스맨의 마지막 식사는 고지방식



(This photograph was taken during the stomach content sampling campaign in November 2010 in Bolzano, Italy. Credit: Southtyrolarchaeologymuseum\Eurac\M.Samadelli)

(The Iceman's gastrointestinal (GI) tract preservation and content texture. The radiographic image shows the completely filled stomach (asterisk) and the intestinal loops ofthe lower GI tract (arrows). Content samples of the stomach (left, asterisk) and of two different sites in the lower GI tract (middle, right) that were re-hydrated in phosphate buffer are shown below the radiographic image. Credit: Institute for Mummy Studies\Eurac Research\Frank Maixner)

(Two large bundles of muscle fibers. Confocal laser scanning microscopy image. The scale bar indicates 1mm. Magnified image of one muscle fibre bundle. The scale bar indicates 20μm. The long cylindrical unbranched muscle cells often appear in bundles and still display striated fiber structures running perpendicular to the long fiber axis characteristic for cardiac and skeletal muscle tissue. Credit: Institute for Mummy Studies\Eurac Research\Frank Maixner)


 5,300년 전 혹독한 환경에서 살았던 원시 인류의 마지막 식사가 밝혀졌습니다. 아이스맨 외치Otzi()라고 불리는 이 고대인의 유해는 동결 보존된 상태가 매우 완벽해 선사 시대 유럽인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랭크 마이크너 (Frank Maixner of the Eurac Research Institute for Mummy Studies)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아이스맨의 위장에서 소화된 마지막 식사의 흔적을 복원했습니다. 그 결과 당시 외치는 고지방 식이를 잔뜩 먹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통적인 현미경 관찰과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동원해서 연구팀은 위장에 남은 음식물의 정체를 밝혀냈습니다. 아이스맨의 마지막 식사는 아이벡스(ibex), 붉은 사슴 같은 초식 동물과 외알밀 (einkorn), 그리고 독성이 있는 고사리의 일종이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동물에서 살코기보다는 지방을 더 많이 먹었다는 사실입니다. 위에 남은 음식의 절반은 지방이었습니다.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매우 이상한 일이지만, 연구팀은 당시 상황에서 충분히 말이 된다 (totally makes sense)고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음식물을 구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었으며 특히 알프스 산맥처럼 춥고 혹독한 기후에서는 열량이 많은 지방이 가장 좋은 음식이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지방이 많은 부분을 먼저 먹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합니다. 당시 짧은 평균 수명을 생각하면 설령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알았다고 해도 별로 문제 삼을 부분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당장에 열량 섭취를 못하면 굶어죽을 상황에서 선사 시대 사람들은 지방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달았을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이상한 부분은 독이 있는 식물을 먹었다는 점인데, 연구팀은 기생충 감염과 관련해 일종의 약용 식물로 먹은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르고 먹었을 가능성도 배제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는 3대 주요 영양소의 균형 있는 섭취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사실 이 역시 현대인의 관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인은 너무 쉽게 열량을 섭취하고 육체 운동은 적은 시대에 살고 있으며 평균 수명이 매우 길어지면서 고혈압, 당뇨, 비만, 대사 증후군 같은 만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인류 역사에서 매우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류는 오랜 세월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왔습니다. 아이스맨의 마지막 식사 역시 녹녹치 않은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Current Biology, Maixner, Turaev, Cazenave-Gassiot, Janko, et al.: "The Iceman's Last Meal Consisted of Fat, Wild Meat, and Cereals" http://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18)30703-6 , DOI: 10.1016/j.cub.2018.05.06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