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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2일 월요일

태양계 이야기 379 - 나란히 줄 서서 가는 크레이터



 지구 표면에는 크레이터가 별로 없습니다. 끊임없는 물에 의한 침식 작용과 식물의 작용으로 인해서 크레이터가 발생했다고 해도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죠. 물론 상당수의 운석은 대기에서 타버리고 떨어지는 운석 역시 지구 표면의 2/3 이상을 덮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달을 비롯해 대기를 가지지 않은 위성에서는 크레이터가 매우 잘 보존되어 귀중한 연구 자료로 사용됩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크레이터를 관측했는데, 그중에는 매우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것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소개하는 연속 크레이터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크레이터 체인(Crater chain) 혹은 카테나(Catena)라고 부르는 이 독특한 크레이터는 태양계 여러 위성과 소행성들에서 생각보다 흔히 관찰됩니다.

 소행성이 달이나 다른 위성에 접근하면 가까운 곳과 먼 곳 사이의 중력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런 중력의 차이를 무시할 만큼 튼튼한 소행성도 있지만, 사실 잡석 더미에 불과한 소행성이 다수입니다. 이런 소행성들은 표면에 도달하기 전 중력에 의해 잘게 쪼개져서 마치 나란히 줄을 선 사람들처럼 사이좋게 표면에 충돌합니다. 즉 연속 크레이터가 생기는 것이죠.

이런 크레이터 체인은 생각보다 흔하다고 합니다.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에는 적어도 11개의 크레이터 체인이 존재합니다. 이 중 유명한 것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엔키 카테나입니다. 엔키 카테나는 13개의 크레이터가 161.3km의 길이로 늘어선 것입니다.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 표면의 엔키 카테나. Enki Catena is a chain of impact craters on Ganymede, caused by a fragmented space body (probably a comet). The picture covers an area about 120 miles wide.  Credit : NASA)

 달에는 23개의 작은 크레이터들이 50km에 걸쳐 일렬로 늘어선 다비 카테나(Davy Catena)가 있습니다. 그 모습은 아폴로 12호에 의해 관찰되었습니다. 엔키 카테나가 비교적 비슷한 크기의 조각으로 쪼개졌다면 다비 카테나는 크기가 균일하지 않은 파편들이 일렬로 충돌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폴로 12호에서 찍은 다비 카테나.  Credit : NASA )

 사실 이런 식의 일렬 충돌은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목성에 충돌한 슈메이커 레비 혜성입니다. 1994년 당시 이 혜성은 목성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잘게 부서져 일렬로 목성 표면에 충돌해 거대한 폭발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가스 행성인 목성 표면에 충돌했기 때문에 크레이터는 남기지 않았지만, 이 거대한 충돌은 망원경에 선명하게 포착되었습니다.



(슈메이커 레비 혜성의 목성 충돌 모습. Hubble Space Telescope Comet Team and NASA )


 당시 슈메이커 레비 혜성은 적어도 21개의 조각으로 부서져 목성 표면에 충돌했습니다. 만약 이 혜성이 목성이 아니라 그 위성에 충돌했다면 아마 엔키 카테나 같은 일렬 크레이터를 남겼을지 모르죠. 그러나 중력이나 크기 차이를 고려했을 때 사실 목성 같은 거대 행성에 충돌할 가능성이 위성에 충돌할 가능성보다 훨씬 높습니다.

 사실 목성의 경우 수많은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위험한 상황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질량과 중력의 차이를 감안할 때 슈메이커 레비 혜성처럼 대부분의 혜성/소행성은 목성 같은 거대 행성에 충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목성 주변의 위성에도 충돌했겠죠.
 사연이야 어떻든간에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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